차일드 44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떻게 보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스릴러소설이지만 치밀한 구성과 구 소련의 생활상과 그 시대 사람들의 심리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게 했다. 

한마디로 말해 올해 읽은 추리 또는 스릴러 중 최고라 하겠다.

 

1. Kobayashi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곳은 동네 카페였다. 커피를 마시던 종이컵이 도자기잔이 되고 서서히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데 찻잔 밑에 있는 도자기 상표가 고바야시(Kobayashi)라고 써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깨진 도자기 조각들을 모으면 원래의 모습이 되는 것처럼 책의 어느 것 하나 빼 놓을 것 없이 결말을 향해 의미있게 배열되어 있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s)> 정도의 강력한 반전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짜임새는 그 이상이다.

 

 

 

 

유주얼 서스펙트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스티븐 볼드윈, 가브리엘 번
개봉
1995 미국,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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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화 <베를린>


베를린

감독
류승완
출연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 이경영
개봉
201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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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이 개봉되었을 때 이 책과의 표절시비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가장 두드러진 공통점은 아내를 의심하게 되고 그 아내를 조사해야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 일 것이다. 그리고 스탈린식 공격시간인 새벽 4시에 관한 언급도 수차례 나온다. 그리고 가장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동전모양으로 생긴 비밀 주머니이다. 이 책에서와 영화에서 그 용도는 다르긴 하지만 이 부분은 좀 베낀 것 같은 느낌이 짙다. 하지만 이정도의 '표절' 또는 '가져오기'는 그냥 넘어가도 되는 정도가 아닐까? 안정효씨의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의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영화에서 최민수가 맡았던 그)이 쓴 시나리오의 내용처럼 영화나 책에 비슷하거나 똑같은 설정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소설<헐리우드~>의 화자가 그 시나리오대로 영화를 계속 진행했던 것처럼 이 정도의 비슷함은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영화 베를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인 류승범의 "Revenge is a dish best served cold"야말로 스타트렉등의 카피가 아닐까?

 

 

3. 책문


책문

작가
김태완
출판
소나무
발매
200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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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의 첫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광해군이 과거 급제자에게 물었다. "우리나라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인가?" 임숙영이란 급제자는 "나라의 병은 임금에게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왕은 크게 화를 내었고 합격취소까지 하려고 했지만 다른 대신들의 만류로 그리 되지는 않았다 한다. 

 

유교질서가 가장 핵심되는 가치였던 조선시대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이 잘못 한다고 말하면 '종북'이라 몰아치고 자꾸 분위기를 경색시키는 요즘의 정부가 생각나 많이 씁쓸하다. 코미디 프로를 참 좋아했는데 풍자가 없어진 자리를 성적인 것으로만 채우려 하니 볼만한 코미디가 없어져 더 속상하다. <차일드44>에 보면 "상황 증거에 기반을 둔 처형. 그리고 그렇게 정의를 실현함으로써 그들은 그들이 반대하는 바로 그 체제를 어쩔 수 없이 모방하게 된 것이다."라는 대목이 있다. 자꾸 종북몰이를 하며 정부에 반대하거나 또는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으려 하다보면 세상에서 가장 폐쇄된 독재국가인 북한을 닮아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또 KGB의 전신인 MGB직원들이 공포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은근히 소문을 퍼뜨리는 장면에서 국정원 댓글사건이 생각나 더 씁쓸해졌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며 영화화 되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는데 이미 찍고 있다고 한다.

주인공은 배트맨에서 인상깊은 악역을 맡았던 Tom Hardy가 맡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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