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천사 1
카와하라 유미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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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너무도 예쁘고 귀여운 인형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는 인형 가게와 멋있는 주인 아저씨. 여느 인형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인형은 우유를 마시고 토라지기도 하며 슬픈 일이 있을 때는 눈물까지 흘린다. 자신이 팔려가는 대상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부할 수 있는 이 도도한 인형들은, 사실 현실에서 상처 받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달래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인형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되거나 현실의 돌파구를 찾아나가기도 한다.

단지 그뿐이 아니다. 인형 스스로도 주인을 사랑하게 됨으로써 인형이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도 하고 주인에게 상처받기도 하며 그것을 이겨나가기도 한다. 이제까지 인간만이 도움을 받도록 그려졌던 것이 아닌 인간과 인형과의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그렸다는 것이 이 작품의 뛰어난 점이라고 할 수 있다.나만의 천사' 역시 '잠 못 이루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ネムキ)'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낮은 목소리로 풍자하는 인간 내면의 모순이나 관계에 대한 고찰도, 전체적으로 작가의 따뜻한 시선 아래 아우러진다. 옴니버스 식으로 나열된 이 기이한 이야기들에는 사랑이 있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며 자신을 생각하지 않는 희생도 등장한다.여러 모로 생각할 것들이 많이 나오는 특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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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1
하츠 아키코 지음, 서미경 옮김 / 시공사(만화)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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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은 '우유당'이라는 한 골동품 가게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신비한 이야기들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어놓은 작품이다. 덧붙여 최근 쏟아져 들어오는 일본 문화의 피상적인 겉기를 떠나서, 일본 전통의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도 함께 짚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준다.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은 '백귀야행'과 함께 일본의 공포만화 전문 잡지 '잠 못 이루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ネムキ)'에 연재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두 작품은 묘하게 닮은 구석이 많다. 그림 자체로는 특별히 잘 그린 것이 아닌 점에서도 그렇다.물론 독특한 이야기가 그림체를 덮어주고도 남지만, 솔직히 그림체만 따졌다면 이 작품을 놓쳐 버렸을 것이다.

물론 이런 정적인 표현 양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긴 하겠지만 말이다.세세한 그림체보다는 전체적으로 풍기는 정적인 아름다움을 즐기는 이라면 이 작품을 놓쳐서는 안 된다. 아기자기하게 예쁜 맛은 없지만 동양화를 보는 듯한 은은한 멋이 여운을 남겨준다.중심인물 '렌'은 흔히들 '펫숍 오브 호러즈'에 나오는 D백작과 곧잘 비교되고는 한다. 두 작품이 분위기가 전혀 다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이유는 속세를 초탈하는 두 인물의 신비스런 분위기 때문이다. 하지만 '펫숍 오브 호러즈'의 D백작이 인간을 거의 배려하지 않지만,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의 렌은 오히려 인간을 구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 둘의 차이는 분명해진다.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은 다분히 일본적이지만 그 안에 인간에 대한 애정이 녹아들어 있다. 그것은 접해본 이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선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역시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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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1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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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아스라히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왠지 그립지만 다가갈 수 없기에 더욱 애틋해지는 것들. 리쓰에게 그것은 할아버지와의 추억이다. 죽은 이에 대한 기억은 언제나 그립기 마련이다. 더구나 리쓰의 할아버지는 그에게 수호신 같은 존재로 보통 사람들과 다른 영감을 가지고 있는 리쓰를 죽어서도 지켜준다.리쓰를 지킬 수 있도록 아오아라시라는 영을 곁에 붙여준 할아버지는 수호신 그 이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할아버지의 배려로부터 아오아라시와 리쓰의 기묘하지만 한편으로 너무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이야기는 색다른 공포를 느끼게 한다.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모습도 없고 피 흘리는 장면이 남발되지도 않는다. 전체적으로 정적인 호흡을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결코 지루하지 않으며 오히려 묘한 긴장감을 항시 잃지 않게 해주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또한 읽고 나면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경계를 떠나 상처받은 존재와 그것을 보듬어 주는 이들의 이야기는 오래도록 시간을 잠식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인지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가을에도 이 작품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감성적인 이야기를 원하는 가을, '백귀야행'은 특별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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