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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시오 8
전유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최근 비애나 레진처럼 bl장르를 허용하는 플랫폼이 생기면서 한국에도 bl작가님이 많이 데뷔하고 계시지만 스토리 면에서 보면 전유호 작가님이 나는 제일 재미있고 전개도 매끄럽다고 생각한다. 일단 bl이라는 요소를 빼고 봐도 이야기가 재미있다. bl이라는 장르가 조금 과격하게 말하자면 남자 둘만 붙여두면 상관없는 분야인데 나는 야마모토 코테츠코 작가가 이 면을 가장 잘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짹짹이가 짹같은 경우는 스포츠 물인데도 제대로 된 시합 장면 하나 나오지 않으며 오늘밤에도 잠들 수 없어는 판타지 물인데도 세계관은 거의 언급도 되지 않을 뿐더러 명색에 고위 악마인데도 배경이나 싸움 장면이 부실하기 짝이없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나는 이 만화들이 bl이라는 분야 안에서 그려지지 않았다면 출판사를 통해서 나올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전유호 작가의 작품들은 차이점을 보인다. 특히 코어스크램블은 전개를 급하게 몰고가서 아쉽기는 하지만 세계관은 스핀 오프를 내도 될 만큼 매력적이다. 물론 대사는 가끔씩 너무 클리셰적인 대사들이 나와서 손발이 오그라들 때가 있지만.
작품의 선호도를 따지자면 젤로>넥시오>코어 스크램블인데, 가장 맘에 드는 인물은 코어 스크램블의 신채언이다. 세피오나 릭트는 본인들이 강하기도 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한 편인데, 채언이는 뭔가 처연하다고 해야하나 애는 참 좋은데 이상한 남자 만나서 팔자 꼬는 여자애같다. 청순'가련'하다. 내 취향이 나츠메/신지/카네기라서 그런걸지도.
젤로는 일단 시대극에다 왕자님이 나오셔서 그런지 그림도 화려하고 개인적으로 이 때 얼굴형이 좀 더 취향이다. 평민이지만 머리 개 똑똑한 과격파/왕자의 오랜 친구이자 의사/왕자/새로 패거리에 들어간 남자애. 얘도 어딘가 잘났다/ 이렇게 남자애들끼리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도 좋고. 그리고 왕자님 성격이 참 매력있다. 정말 사람 몰고 다니기에 좋은 성격이고 멘탈이 쎄보여서 릭트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 전유호 작가님 작품에 나오는 공 중 가장 벤츠라고 생각한다. 다만 노스힐 다시 돌아왔는지가 알고 싶습니다 작가님ㅠㅠㅠㅠ 다시 케이 옆에 왔다고 해줘요.
넥시오는 전유호 작가님 작품 중 처음에 본 건데, 세피오 성격이 젤로의 케이같다. 수중에서 이런 스프라이트 샤워 성격의 남자애가 별로 없어서 더 매력적이다. 반면 맥스는 진짜 남자무리의 이상적인 우두머리라는 느낌이다. 모두가 존경하고 형님형님하는. 그런 녀석이 자기 앞에서만 틱틱거리고 감정 표현을 다양하게 보이면 그게 매력있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내 기준 세피오가 맥스한테 아깝다. 세피오가 콩깍지가 거하게 씌이고 연상이라 좀 무리한 요구들도 받아주는 느낌이라 몇 년 뒤 보면 제일 웃긴 건 이 커플이 아닐까.
코어 스크램블은 가윤...! 이 쉬펄새끼로 요약이 가능하다. 이 새끼가 쓰레기인건 독자인 나도 알고 가윤이랑 같은 직급인 애도 알고 너도 그 새끼가 쓰레기인걸 알면서 왜 버서나질모태... 물론 가윤은 훌륭한 후회공루트를 밟지만 똑똑한 채언이는 더이상 매맞는 아내로 사는 걸 거부하고 문후한테 갑니다. 소싯적보던 소설에서 결국 후회공한테 돌아가는 엔딩을 보고 분노하던 나인데 가윤이 팽당하는 건 왜 아쉬웠을까... 문후의 매력을 보여주기에 코어 스크램블은 너무 분량이 작았던 게 문젤까요. 나타나서 하는 게 다짜고짜키스+지하철 성희롱+성희롱+더한 성희롱...이었으니. 별명이 변태인것도 당연해요. 가윤에 비하면 문후가 열배 백배 낫지만. 문후가 나중에 가윤이 개 약올리면 좋겠다.
세 작품 공의 공통점은 집착한다는거? 케이의 집착이야 맥스나 문후에 비하면 애교네요. 레진에만 있는 건 예전에 그리신 동인지를 다시 그리신거라는 데 그것도 다 보면 뭐라도 쓸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