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묘묘한 중국의 옛이야기 - 중국의 대표 민담 19선
김영준 옮김 / 어문학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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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하다. 몹시 기이하고 묘하다는 뜻이다. 더 정확히 풀이해 보자면 더할 수 없이 형체가 이상하고 알 수가 없으며,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규정하기가 어렵다고 말할 수 있다. '기기묘묘한 중국의 옛이야기' 이 책이 그렇다.

이 책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기기묘묘한 중국의 민담 19편을 묶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매우 기기묘묘한 덕분에 창의성의 색다름을 불어넣어 준 책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담에는 콩쥐팥쥐, 선녀와 나무꾼, 견우와 직녀 등이 있는데, 민담은 이와 같이 신화나 전설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신화나 전설 같은 경우는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종교적인 색채를 띠는 반면, 민담은 백성들 사이에서 떠도는 이야기므로 서민의 상상력이 담겨있다. 신화나 전설은 신들을 주인공으로 삼는 경향이 강해 진지함과 엄숙을 갖기도 하는데, 민담 같은 경우는 백성들 사이에서 떠도는 이야기이기에 해학적인 성향이 강하다. 해학은 풍자와는 다르게 공격적이기보다는 방어적인 성향이 강한데, 풍자는 강하게 시대를 비판하는 반면, 해학은 서민들의 아픔을 이해시켜준다. 이는 큰 차이다. 민담은 한 시대를 강하게 비판하기 위해서 서민들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흐르는 데로 사람의 냄새를 풍기는 이야기이다. 민담에는 웃음과 사랑, 아픔과 우수, 공감과 애정이 담겨있다.

민담의 또 다른 특징은 연대를 알 수 없다는 것인데, 이 책에서 나오는 <아랑과 직녀> 같은 경우 우리나라의 <선녀와 나무꾼>, <견우와 직녀>가 섞여 있다. 중국에서 우리나라 흘러 들어왔는지,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전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이든 한국이든 서민들이 공감하고 사랑하는 이야기이기에 지금까지도 화자들 사이에서, 전해져 온 듯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중국 이야기이기에 단어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책을 받은 뒤 한번 훑어보았는데, 많은 한자어 들어가 있어서 어려울까 겁을 먹기도 했다. 그런데 전혀 어렵지 않다. 오히려 술술 읽혀서 깜짝 놀랐다. 옮김이, 역주가 굉장히 신경 쓴 듯하다. 재미있게 읽었다.

<맹강녀>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진시황 때 장성 축조에 징발된 남편을 찾아 겨울옷을 가지고 갔지만, 이미 도착했을 때 남편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우니 성벽이 무너져 유골이 나타났다는 이야기이다. 진시황이 수려하고 아름다운 맹강녀에게 빠져 맹강녀 남편의 장례까지 치러주지만, 맹강녀는 바다에 뛰어들었다. 몇천 년 전 이야기이지만, 마음을 미어지게 한 이야기였다. 맹강녀의 남편에 대한 성심에 감동하였다.

책의 저자는 이 책을 읽고 중국의 명소들을 돌아보며 그 정수를 느끼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번역했다고 한다. 저자의 말대로 중국의 명소를 찾아가서 그 정수를 느낄 수 있겠지만, 민담 하나하나를 읽으며, 해학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기도 하다.













맴맴이의 생각
민담에는 사람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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