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에서 제일 못된 아이 스콜라 어린이문고 16
이은재 지음, 오윤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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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가 읽고 싶다고 해서 사준 <<잘못 뽑은 반장>>, <<또 잘못 뽑은 반장>>을 재미있게 함께 읽었었는데 그 책의 저자인 이은재 선생님의 책이라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게 되었어요.


이 책은 오늘을 위한 선물, 신데렐라 운동화, 할머니의 그림자, 누나 노릇이 싫어서, 콩튀기 사랑법, 전교에서 제일 못된 아이 총 6편의 단편이 묶인 어린이 문고입니다.


오늘을 위한 선물

​감전사고로 돌아가신 엄마, 회사가 부도나 막노동판을 돌아다니시는 2년간 연락도 없는 아빠, 귀가 멀어서 수화로 대화하는 할아버지와 살고 있는 호재는 항상 놀리고 괴롭히는 민성이네가 새 아파트로 이사 가기 전까지 살던 집에 공짜로 살고 있어요. 하지만 민성이는 이 집이 좋읍니다. 널찍한 마당을 가득 채운 들꽃 때문이죠. 호재는 꽃마다 반 아이들의 이름표를 달아주었어요, 하지만 민성이는 없네요. 친구들이 섭섭하게 해도 그 아이의 꽃을 바라보며 웬만해선 화를 잘 내지 않읍니다. 어느 날, 민성이네 아빠가 민성이를 데리고 집에 찾아왔어요. 집터에 큰 식당을 낼려고 나가주라는군요. 걱정하던 할아버지는 먼 친척이 사는 시골로 내려가서 빈집과 노는 땅에서 농사 짓고 살기로 결정합니다. 마지막 날, 호재와 할아버지가 커다란 종이 상자를 나눠 들고 교실로 찾아왔어요. 전학가기전 작별 인사를 하러온거죠. 그리고 반 아이들 이름표가 붙어있는 화분을 특별한 작별 선물로 줍니다. 마지막으로 '강민성'이라는 이름표의 화분을 민성이의 책상 위에 올려놓자 민성이의 얼굴이 신호등 불빛처럼 빨갛게 달아오릅니다.


​신데렐라 운동화

​은석이는 태어날때부터 오른쪽 다리에 문제가 있어요. 무릎 관절에 이상이 있어 다리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아 오른쪽 다리가 왼쪽 다리보다 이 센티키터나 짧아서 목발에 의지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고 하루하루 즐겁게 지내려고 애를 쓰고 있었어요. 하지만 군인인 아빠가 근무지를 옮기면서 모든 상황이 달라집니다. 재활치료도 제대로 받을수 있다고 기뻐하는 엄마와 달리 봄방학 중이라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도 못 하고 떠나는 은석이는 아쉽기만 합니다. 전학 온 첫날부터 체구가 작고 걸음걸이가 불편한 은석이를 놀리는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합니다. 하지만 다훈이는 산골 학교 친구 우영이를 떠오르게 합니다. 엄마가 새 학교에서 잘 지내라며 사 준 유명 브랜드 운동화가 속을 썩입니다. 아직 닳지 않아 오른쪽 새끼발가락과 뒤꿈치가 아프게 하네요. 이럴땐 항상 자기 신발과 바꾸어 신어주던 우영이가 생각납니다. 보건실에서 치료하고 온 은석이는 교실 풍경에 놀랍니다. 은석이가 우영이처럼 신발을 바꾸어 신어줄 친구를 찾으려고 신데렐라 놀이를 했네요. 은석이는 문득 새 학교가 너무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가슴이 마구 부풀어 오릅니다.

할머니의 그림자


​도토리 할머니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멍개와 단둘이 살아요. 작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영도 아버지는 서울에서 함께 살자고 졸라도 말을 듣지 않자 자주 통화하도록 휴대 전화와 적적하지 말라고 삽살개 한 마리를 사다드렸어요. 영도가 '멍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지요. 항상 영도가 전화할때마다 멍개만 찾으니 영도를 더 재미있게 해주려고 할머니는 멍개가 하는 짓을 잘 봐두었다가 자세히 이야기 해주거나 하지도 않은 일을 꾸며 내서 들려주기도 합니다. 할머니 거짓말 덕분에 멍개는  잘 하는 거라곤 냄새 나는 할머니 신발을 물어뜯는 것뿐이었지만 영도에게는 나날이 영리하고 용맹스러운 개로 거듭납니다. 추석 전날 아침 영도네가 내려오는 날 할머니는 영도 아빠가 좋아하는 산더덕을 캐러  평상시엔 함께 다니던 멍개를 개집 앞에 끌어다 목줄을 걸어 묶어 놓고 산으로 올라갑니다. 초저녁 무렵 영도네가 도착했지만 할머니는 보이지 않고 멍개만 시끄럽게 짖어대네요. 마을 사람들을 통해 산에 올라갔다는 말을 듣고 영도네 가족은 마을 사람들과 순경들과 함께 산으로 할머니를 찾아다니지만 찾을수 없네요. 멍개가 냄새로 할머니를 찾아낼 거라는 영도의 말을 듣고 멍개를 데리고 산에 올라온 영도네는 결국 산 깊숙이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찾아냅니다. "할머니, 멍개가 할머니를 찾아냈어요. 할머니 말이 맞았어요. 멍개는 진짜 보통 개가 아닌 것 같아요. 여지껏 본 개들 중 가장 똑똑해요." 할머니와 영도는 활짝 웃습니다.


누나 노릇이 싫어서


엄마가 마흔이 넘어 낳은 남동생 빈이 때문에 보리는 찬밥 신세입니다. 보리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원에 버려지거나 혼자 떠돌아다니는 동물들을 데려다 키우는 공원지기 할아버지를 통해 '다로'라는 토끼를 알게되었어요. 하지만 한 달 전쯤 병에 걸려 갑자기 죽어버린후 동생 빈이를 잘 돌보겠다는 약속을 하고 다로와 닮은 토끼 '토리'를 키울수 있게 되었어요. 빈이가 태어난 뒤로 너무나 달라진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 공연히 처량해지고 저절로 마음이 울적해지지만 토리에게 마음을 주지요. 하지만 빈이가 토리 똥을 집어 먹은 사건이후 엄마는 토리를 내다 버리라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컴퓨터로 숙제를 하는 보리에게 엄마는 시장에 다녀온다고 빈이를 맡기고 나가십니다. 한참 만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 살펴보니 빈이가 보이지 않네요. 빈이가 토리한테 간거에요. 털갈이 하는 토리의 털을 집어 먹은게 목에 걸린듯합니다. 급히 빈이를 안고 엄마에게 전화한후 엄마를 찾아 ​나갑니다. 빈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얼마 뒤에 엄마에게 전화가 와서 빈이가 괜찮다고 알려줍니다, 화도 내지않고 다정하게 말합니다. 보리는 토리를 공원지기 할아버지에게 데려다 주기로 결심하면서 말합니다. "토리야, 미안해. 난 이제 빈이에게도 좋은 누나가 되고 싶어. 빈이는 하나밖에 없는 내 동생이잖아. 누나 노릇 제대로 해 보려고 너를 보내는 거니까 이해해 줘."


콩튀기 ​사랑법


​목재소에서 일하는 아빠와 새엄마 쌈, 남동생 진모와 사는 진이는 선생님이 칭찬카드처럼 주시는 콩튀기가 싫습니다. 그걸 받으려고 안달이 난 아이들의 행동이나 그걸 받은 아이가 대단한 은혜라도 입은 것처럼 온종일 싱글벙글하는게 싫습니다. 선생님이 진이를 특별히 미워하진 않은것 같지만 콩튀기를 한 주먹도 받지 못한 아이는 진이뿐이죠. 부모님이 하는 사업이 망해서 할아버지 집에 내려오게 된 은송이가 유일한 친구입니다. 그런 은송이와 절교선언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심통이 난 진이는 콩자반을 제일 잘하는 쌈이 내놓은 저녁상의 콩자반을 보고 콩자반을 쏟아버립니다. 콩때문에 학교에서 스트레스 받는다고 소리지르고 나가버립니다. 다음날 은송이가 먼저 다가와 사과합니다. 아빠가 쌈에게 준 결혼반지를 내어 놓으며 쌈이 진이랑 잘 지내라고 부탁하고 진이가 콩 때문에 스트레스라고 했다고 말합니다. 은송이와 화해하니 기분이 한결 나아집니다. 어느 날 마지막 수업이 끝나갈 무렵 쌈이 보따리를 가지고 학교에 찾아왔어요. 콩튀기를 가져온거지요. 선생님은 쌈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이들에게 콩튀기를 나누어 줍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진이야, 선생님이 좀 더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미안해, 난 다들 재미있어 하는 줄 알았지, 콩튀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 있을 거라곤 미처 생각 못 했구나. 이젠 선생님도 무슨 일이든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살필게. 너희 어머니도 그걸 당부하려고 오셨을 거야." 코끝이 찡해옵니다. 쌈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진이는 쌈에게 엄마라고 처음으로 불러봅니다. 그리고 진모를 포대기에 들쳐 업고 씩씩하게 걸음을 옮깁니다.

전교에서 제일 못된 아이 

 

선생님이 햇병아리 선생으로 첫발을 막 내디딜때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아이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다른 선생님들한테도 인정받는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는 의욕에 불타 첫 담임으로 새 학기를 맞았는데 교감 선생님을 포함한 선생님들이 전교에서 제일 유명한 말썽꾼 '고귀한'이 있는 반을 맡았다고 위로를 해줍니다.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본 귀한이는 하루 종일 살펴보아도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잘 지냅니다. 귀한이를 알아보기 위해 작년 담임인 여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정말 엄청난 사고를 쳤군요. 조용히 지내던 귀한이는 일주일만에 작은 사건을 일으킵니다. 미술시간에 앞자리 여학생에게 일부러 물을 엎질러 버렸네요.선생님은 자초지종도 물어보지 않고 무조건 귀한이를 혼내줍니다. 귀한이는 "다 똑같아."하고 교실을 뛰쳐나가 버립니다. 그리고 학교 회색 담벼락에 '개 오줌 같은 학교'라고 낙서를 하고 가버렸네요. 하지만 선생님은 부모님이나 귀가 멀었다는 할머니를 만나러 귀한이 집을 찾아갑니다. 한적한 마을에서도 한참 벗어난 곳에 위치한 귀한이 집에서 할머니와 귀한이의 대화를 숨어서 들어봅니다. "이번 선생님은 다를 줄 알았어.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고 실수였다는 걸 알아볼 줄 알았어. 아니, 적어도 물이 왜 엎질러졌는지 한 번쯤 물어볼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아니야. 다 똑같아. 누구든 실수할 수 있는 거잖아. 그런데......그런데 왜 난......한 번만 잘못해도 구제불능 말썽꾼 취급을 받는 걸까! 왜......왜......"그제야 선생님은 깨닫게 됩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 말만 듣고 그 애의 진짜 모습을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걸 말이에요. 그렇게 어리석은 생각으로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꾼 게 너무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읍니다.

이은재 선생임의 6편의 단편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 주위 이웃, 가족, 친구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살펴보았어요. 이야기 속에서 각 주인공들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별볼일 없는 존재일지라도 가족에게, 친구에게, 이웃에게 사랑받는 존재임을 ​알수 있었읍니다. 나 또한 나에겐 멋진 존재인 우리 아이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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