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교과서 인물 : 주시경 - 나라와 우리말을 사랑한 한글학자 이야기 교과서 인물
이재승.양수영 지음, 신슬기 그림 / 시공주니어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 상영된 '말모이' 영화를 통해 업적에 비해 덜 조명받는 주시경 선생님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렇게 멋진 책을 통해 그분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는 기회가 되어 아이와 함께 뜻깊은 시간을 가졌어요.

한글만 연구한 것으로 막연하게 알고 있던 주시경 선생님의 업적에 <독립신문> 발간, '독립 협회'와 '협성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독립운동에도 앞장서고, 국어, 역사, 지리 등을 가르치는 교육자며, 미신 타파, 여성 교육, 음악 보급, 조혼 폐지 등 수없이 많은 활동을 통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평생을 살아가신 그의 노고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에 가슴이 아프며 깊이 반성하게 됩니다. 아이와 함께 어려운 환경에서도 우리 민족의 정신을 지키는데 일생을 바친 그를 기억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황해도 봉산군 무릉골에서 태어난 주시경은 어린 시절 솔직함과 끈기를 소중히 여기며 큰 인물이 되기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었어요. 아이들과 수수깡 집만들기 놀이로 꾸짖는 무서운 김씨 아저씨에게 잘못을 사실대로 말씀드리는 솔직함과 용기는 훗날 일제의 탄압과 만행에 맞서는 힘이 되었고, 친구들이 중간에 포기할 때도 가쁜 숨을 내쉬며 덜렁봉 정상까지 올라가는 끈기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평생 한글을 오랫동안 연구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었지요.

자식이 없어 대을 이으려는 큰 아버지의 양자가 되어 13살에 부모의 품을 떠나 서울에서 자라며 양반집 자제들만이 공부하는 이희종이라는 진사가 운영하는 글방에서 귀동냥으로까지 공부하는 배움의 열정을 통해 한문을 공부하기 시작하였지만 한문의 필요성에 의문을 품고 머리를  깎고 배재 학당에 입학하여 신학문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그는 '신체발부수지부모'를 어기며 손가락질을 받지만 새로운 세상을 위해 새로운 학문을 배우며 오래된 풍습에 얽매이지 않고 주변을 의식하지 않으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 열린 마음가짐을 갖습니다. 풍족했던 큰집의 형편이 기울어 학비를 지원해 줄 수 없자 이운 학교에 입학하여 항해술과 자연 과학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며 이름을 상호에서 시경으로 바꾼 주시경은 공부에도 때가 있다고 생각하고 배재 학당 인쇄소에서 일하며 학업에 몰두해 배재 학당을 졸업합니다. 과를 바꾸어서 세 차례나 배재 학당을 다니고 졸업후 상동 청년 학원에서 국어 문법을 가르치면서도 밤에는 흥화 학교 양지과에서 공부하여 졸업하고, 이화 학당의 영국인에게 영어와 의학을 배우고 한글을 가르쳐 주고 다양한 학문을 스스로 공부하면서 쌓여가는 넓은 지식과 함께 숨겨진 우리들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지요.

 

 

신학문을 배우며 나라를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우리글 연구의 뜻을 세웁니다. 아무도 연구한 사람이 없고, 아무것도 연구된 것이 없는 현실속에서 우리글의 문법을 연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기며 연구를 거듭하면서 그는 우리글의 아름다움과 과학성에 감탄하게 됩니다. 국어 발전을 위해

국어 문법을 만들고 맞춤법을 통일해 교육할 것, 띄어쓰기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가로쓰기를 실시할 것, 한자어를 함께 쓰지 않고 우리말로 쉽게 쓸 것, 국어사전을 만들 것, 단어의 뜻이 잘 나타나게 쓸 것 등 방안들을 생각해 정리하며 세상에서 처음으로 가는 길, 고난과 역경이 기다리는 길인 한글 연구에 박차를 가합니다. 스스로 한글의 우수성과 필요성을 깨닫고 스스로 공부하여 독자적인 한글 이론과 문법들을 개발하여 한글이 널리 쓰이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지요.

<독립신문>과 독립 협회 활동을 통하여 독립운동을 시작하고, 우리 민족이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역사와 과학적인 사고, 여성의 교육 등에 힘을 쓰고 자신을 필요하는 곳이면 어느 곳이나 달려가 강의하는 열성을 보인 그는 비록 39세의 짧은 삶을 살았지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많은 업적을 남기고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민족 정신 지키기에 일생을 바쳤기에 더욱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더 기억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대한 제자들을 길러내기도 한 그는 국어 교과서 편찬과 국어 교사 양성에 힘쓰며 우리나라 한글문화에 영향을 끼친 외솔 최현배, 국어국문학과 국사에 관련된 책을 수집하고 시조을 연구하며 창조하고 시조 신인 지도와 발굴에 힘쓰고 판소리 고전들을 발굴하고 소개한 가람 이병기, 이병기 등과 잡지 <한글>을 발간하고 조선어 강습회를 진행하며 한글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우리 민족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노력한 한별 권덕규, 북한에서 한자 폐지, 한글 전용, 가로쓰기 등 주시경의 주장을 이어 가 북한 언어 정책에 큰 업적을 세운 백연 김두봉 등 수많은 제자들을 통해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어요.

지금 쓰는 '한글'이라는 이름도 주시경이 처음 쓰기 시작하여 널리 쓰여지고 있고, 세종 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뒤 진정한 의미에서 한글이 우리의 글로 쓰이게 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 주시경은 자신의 이름을 순우리말로 '두루때글'이라고 농담하고, 항상 검소한 바지저고리에 두루마기를 입고 짚신을 신으며 자신이 가르칠 책들을 보따리에 싸고 다니며 '주보따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등 항상 한글이 세계적인 문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터를 닦으며 일생을 살아온 그에게 관심을 갖지 못했던 내 자신에게 반성을 하게 됩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한글을 사용하며 서로 혼란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지,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한글을 사용하고 있었을지 의문이 듭니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며 그가 닦아 놓은 한글 사랑을 통한 민족 정신을 지키는데 더 노력하자고 다짐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