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의 즐거움
도미니크 로로 지음, 임영신 옮김 / 바다출판사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중에 자취를 하면 꼭 요리를 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서 먹냐 만들어 먹냐의 사소한 차이일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직접 의식주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살아가는 기쁨을 느낀다. 폭음한 날에는 편의점의 인스턴트 해장국이 아니라 멸치로 국물을 우려내고, 콩나물과 마늘을 넣어 직접 만든 해장국으로 속을 달래고 싶다. 달달한 게 땡길 때는 오븐 없이 전자레인지로 몽쉘을 녹여 거기에 딸기요거트와 작은 잎으로 데코한 미니케익을 먹고 싶다. 닭강정도 내가 직접 양념도 만들고, 닭도 손질하여 하나부터 열까지 치킨집 사장 도움없이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들을 내 손으로 만들고 싶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다이어트의 비결은 식이요법과 운동뿐만 아니라 요리도 포함되는 것 같다. 요리의 과정을 차근차근 알아가다보면 재밋기도 할 뿐더러 간단한 요리조차 씹는 맛 하나하나를 놓치고 싶지 않아 소중히 하게 된다. 덧붙어 이런 요리를 만드는 나 자신을 아끼게 된다. 


 이 작가의 책들은 다 하나하나 활자들이 꼽씹는 마음이 든다. 내가 삭발을 하고, 절에서 굳이 도를 닦지 않아도 이 작가 책을 읽으면 한 10년지기 승려가 되는 기분이다. 나는 무교긴 해도, 문장 한 줄씩 읽다보면 짐승과 다른 인간만이 갈 수 있는 근원지에 도달하는 느낌이 든다. 원래 작가는 프랑스인이라는데, 선사상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구분이 없는 것 같다. 전세계인들에게 이 책 한 권 씩 배포하면 아침도 거르고, 늦은 오후에 일어나 맥도날드에서 빅맥 라지 사이즈와 입가심으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저녁으로는 칼로리 끝판왕 오레오 피자를 먹는 그런 인종들이 사라질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또 있다. "빨리 라면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예요~" 이거 읽고 살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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