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장이 문제다 - 3년을 못 버티는 소기업, 15년 넘긴 홍사장의 서바이벌 사장학
홍재화 지음 / 부키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부제목이 3년을 못 버티는 소기업, 15년 넘긴 홍사장의 서바이벌사장학이다. 국내 소기업의 현실이 반영된 책 제목이 아닐 수 없다. 홍사장님은 무역일을 하다가 Feelmax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발가락양말을 유럽에 수출하고 맨발신발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는 분인데, 회계부터 총무, 인사에서 영업까지 모든 것을 다 수행해야하는 한국의 소기업 사장들의 애환을 소개하고 자신이 극복했던 또는 실패했던 사례들을 소개하여 교훈을 삼게 하려는 책이다. 

 

내가 10여년전 대만에서 일할 때의 일이다. 대만은 소기업, 즉 가족들이 운영하는 기업들이 많고 또 건실하다. 그래서인지 왠만한 거리에서 회계사 사무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소박한 회계사 사무실을 들어가니 회계사 한 명과 여직원이 책상 가득 각종 영수증을 펼쳐놓고 정리하고 있었다. 당시 내가 일하던 회사의 세무신고를 담당하고 있었던 사무실인데 한약방이나 약국 조제실에 약을 넣기 위해 있을 법한 수납장이 가득한데 그 앞에 붙어있는 이름들은 조금전에 내가 지나왔던 골목의 동네슈퍼와 물만두집 등의 이름이었다. 그 회계사는 그런 가게들의 매출 영수증과 물건납품 받은 영수증을 정리하여 수입과 지출을 확인하고 세무신고를 대행해 주고 그 수수료로 살아가고 있었다. 회계사에 합격하면 학교에 현수막이 붙는 한국의 현실과 비교할 때 신선한 경험이었다.

 

아마도 그런 소규모 회계사 사무실이 대만 소기업이 건실하게 생존하게 한 것들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들었다. 직원이 정리해서 엉망이 되어버린 장부에 한탄하며 모든 것을 사장이 알아서 정리해야하는 한국의 현실과 비교하면 문턱이 낮은 회계사무실 시스템은 부럽기만 하다. 정부가 선거철마다 소상공인 정책을 남발하지 말고 이런 시스템적인 지원이 가능한 제도를 고민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홍사장님은 기술과 지식이 있다고 창업한다고 성공하지 않는다고 이 책에서 누차 경고하고 있다. 건강부터 지식까지 철저한 자기관리, 회사에 필요한 모든 부분까지 속속들이 알고 챙길 수 있는 꼼꼼함과 부지런함, 그리고 확고한 경영방침과 목표를 가지고 주위의 유혹에 휘둘리지 않는 굳건함까지 모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개인 창업을 준비하거나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다. 물론 이 책도 심각한 책은 아니고 가볍게 읽어 나갈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알고지내던 지인과 저녁을 같이 했는데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부친이 운영하는 조그만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담에 만나면 이 책과 이번주에 읽은 다른책인 '나쁜 보스가 회사를 살린다'는 책을 권할 생각이다.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약간 상이하지만 소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아주 좋은 책이 될 것이다. 두권 모두 읽어보기를 권한다.



www.weceo.or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