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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두려웠다. 정말로 이런 무법천지의 세상이 있다면, 그 세상에 제이나 동규와 같은 아이들의 존재가 실제라면.
김영하 작가의 5년만(!)의 장편소설이라고해서,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내 나름대로의 김영하 스토리를 무궁무진하게 상상하며 흥분해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나에게 작가는 전혀 다른 공간을 턱 내보여준다. 무언가에 한방 맞은 듯한 기분을 안고 더욱 집착하며 책을 읽었다. 읽는 동안에도 나의 상상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끝장을 넘기는 순간까지 단 한번도 내 예상이 적중하지 못했다. 그랬다. 이건 상상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김영하의 소설이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정말 색다른 슬픔을 안고 있기도 하다. 그것은 너무나 깊고 슬프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나는 그것을 슬픔이라 부를 수 없기도 했다. 다만 어떤 말 속에서 어떤 행동 속에서 느낄 뿐이었다. 그렇게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봄이 지나기 전에 다시 한 번 더 읽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