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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 위의 식사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평점 :
사랑, 사랑.
수없이 되뇌어도 봤고, 수없이 아파하게 했던 그 말 사랑, 사랑.
전경린 작가의 풀밭 위의 식사, 그 속의 세 사람,
누경과 기현, 그리고 서강주라는 사람들의 사랑들. 너무 시리고 가슴이 아프다.
끊임없이 외치고 있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그들의 잘못 조차도 아름답게 느껴질 만큼 감정의 선이 가늘다. 섬세하다.
누구보다도 그들의 축복을 빌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아둔한 뇌는 현실과 정답에 순응하여 굳어버린 듯, 선뜻 걸음을 떼지는 못한다.
한 숨과 한 숨 사이, 그 깊고도 먼 거리.
끝없이 평행하여 맞잡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들의 마음조차도, 결국엔 아름답다.
모든 고통, 슬픔을 불안하게 보듬고 있기에 그들의 사랑이 더 아름답다.
“더 많이, 깊이 사랑한 사람은 사랑으로 인해 다치지 않아.”
모른척 믿고 싶은 이 말을, 그녀는 하고 싶었던 것일까.
여자라서, 아니 사랑에 아파해본 ‘나’이므로 이 책의 향기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 적잖은 위로와 잃었던 낭만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