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블러드머니 필립 K. 딕 걸작선 3
필립 K. 딕 지음, 고호관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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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닥터 블러드머니, 혹은 나는 어떻게 PKD를 사랑하게 되었는가?
부제 : 필립 K. 딕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살아있는 인형들의 마리오네트 극

 목표 :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이 책을 사서, 읽고, 두 번 읽게 하는 것.
 -이 글의 특징적인 문체와 이와 연관된 예술성을 소개한다.
 -이 글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소개한다.
 -필립 K. 딕의 걸작선이 계속 출판된다는 점을 소개한다.


 필립 K. 딕(이하 PKD)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그의 행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붙은 연보가 이 책의 권말에 붙어있으니 사서 참고하길 권한다. 이 자체로 매우 재미있다.

 이 미치광이 소설가(오해 마시길, 존경의 표현이다.)의 작품들은 플롯의 반전이 많아 계속해서 영화화되고 있다. 모두 좋은 영화였고 일부는 걸작의 반열에 올라있다. 그러나 PKD의 작품은 영화화 할 때 매력이 반감된다고 생각한다. PKD의 작품은 외적 드라마 보다 내적 드라마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스또옙스키의 작품처럼 PKD의 작품도 내면의 목소리를 옮겨 적은 글이다. 이 작품은 극단적 세계에 놓인 극단적인 인물들의 내적 교향곡이다. 의식의 힘으로 수소폭발을 일으키는 미친 과학자, 팔다리가 없는 초능력 기형아, 배니싱 트윈스를 뱃속에 달고 다니는 소녀, 인공위성을 떠돌며 위성방송을 하는 지구의 희망인 DJ, 중요한 건 극단적인 설정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 놓인 이들이 토로하는 내적 독백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PKD의 조각난 자아들이다.

PKD의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마리오네트 연극, 그것이 이 책의 정체다. 그러나 다른 소설가들의 인형들이 말 그대로 텅 빈 인형이라면 이 연극의 인형들은 모두 의지와 자아가 있고 자신의 정체를 의심한다. 누가 날 잡아 당기는 건 아닐까? 이건 다 연극이고 가짜인 건 아닐까? 어느 새 인형들은 살아있는 인물이 된다. 하나하나가 모두 매력적인 등장인물이다. 당신은 그들의 내면으로, 아니 그 삶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자체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당신은 묘한 뒷맛을 맛보게 될 것이다. 십 수 명 분의 삶을 경험하는 것, 그것은 말 그대로 수 많은 전생을 맛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맛이 복잡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 책을 처음 붙잡고 얼마 안 가 단숨에 읽어버렸다. 내 독서 습관은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읽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 한 권을 읽는 속도는 다른 독서가에 비해 느린 편이다. 이 책은 독재자였다. 다른 책의 시간을 모두 빼앗아 혼자 써 버리고 말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려놓을 수 가 없었다. 다른 이의 마음에 들어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이 글의 문체는 산만한 것 같으면서도 현대적이고 튼튼하다. 대화와 독백이 가독성을 돕는다. 문체가 산만한 것은 당연하다. 이 소설의 세계는 깔끔하고 명확한 문체로는 표현이 안된다. (물론 PKD의 문체가 전반적으로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만.) 편집주의 편집과 잘된 번역의 도움도 컸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더 한다면 당신이 PKD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어도, 있어도, 이 작품은 읽기 좋은 작품이다. 일독, 아니 이독을 권한다.

 재정 : 정가 13500원이다.

 현재상태 : 필립 K. 딕의 걸작선이 현재 <1. 화성의 타임슬립>, <2. 죽음의 미로.> <3. 닥터 블러드머니>까지 발간되었으며, 12편까지 출간예정이 되어있다. 모두 걸작으로 불리는 것 들 뿐이다.

 실행 :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에서 <닥터 블러드 머니>를 구입한다. 만일 여유가 되거나 관심이 있으면 PKD의 걸작선 다른 책도 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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