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 깨어나지 않았다면
이 아침 이 책 펼치지 않았다면
이 아침 이 글 쓰지 않았다면

아니 오늘 아침 숨이 멎었다면
이 순간은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선물
present
현재
충분합니다.

언젠가 광고판 근처를 지나다가 인상적인 문구를 본 적이 있다. "장난감을 가장 많이 가진 채 죽은 사람도 단지 죽은 사람일 뿐이다." 죽음의 순간에 다가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내가 야근을 얼마나 자주 했는지, 내가 투자한 펀드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떠올릴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을 말이다. 대신 "만약 내가 그렇게 했더라면"같은 가정의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예를 들면 "만약 내가 항상 하고 싶어 했던 일을 하고 살았더라면 나는 지금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같은 질문 말이다. 28.p

내가 종일 열심히 일하는 것은 책 읽는 시간을 내기 위해서다. 훌륭한 소설이나 자서전, 차 한 잔, 몸을 푹 파묻고 앉을 수 있는 아늑한 공간만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나는 다른 사람의 생각 속에 사는 것이 정말로 좋다. 종이 위애서 살아나는 사람들과 만나서 느끼는 유대감은 나를 전율케 한다. 그들의 상황이 나와 크게 다르다 한들 대수랴. 나는 마치내가 그들을 정말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느낄 뿐 아니라 그들을 통해 나 자신을 더 잘 파악하게 된다. 통찰력과 유용한 정보, 지식과 영감과 힘, 좋은 책은 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덤도 얹어준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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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은
추억이 되고 기억이 됩니다.

시간과 공간만
흐르는 게 아니라

사람도
흐르는 존재였습니다.

엄마 손을 잡고 목욕탕에 오던 어린 날들은 욕객들의 몸을 씻기고 하수구로 흘러 들어가는 물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지금은 내가 오고 싶을 때, 내 발로 걸어서 목욕탕에 올 수 있지만, 언젠가는 누군가의 부축을 받지 않으면 목욕탕에 걸음 하기 어려울 날이 닥칠 것이다.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모두가 받아들여야 하는 정해진 결말이다. 그러다 자리에서 영영 일어나지 못하는 날 피부의 검은 자국은 욕창이 될 것이다.

몸은 책과 영화, 노래와 이야기보다 묵직하고 강렬하게 인생의 종착점을 말한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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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레시피가
영혼이라는 조미료를 만날 때
재료는 요리로
다시 태어나는 법이다.

인생 또한 삶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영혼이 필요하다.

아침밥 차려두고 와서 쓰기

요리를 할 때면 마음에서 
우러나온 무언가가 직원들에게 
전달되고 그것이 음식으로
그리고 음식을 먹는 사람에게로 
전해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든 음식을 맛본 사람이 
미소를 지으면 하루를 버틸 힘이 생긴다.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음식이 
영혼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음식이 먹는 이들의 몸은 물론 
영혼에도 보탬이 되길 바라며
그런 마음을 담아 요리한다.
요리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태도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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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것
알게 하는 지식을 추구하기 보단
알고 있는 것
이미 알고 있음을 알아차림으로써
깨달음의 지혜로 추구하는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미지의 것을 알기 위해서는 
지금은 알지 못하는 일을 
접할 필요가 있다.
지금 알지 못하는 일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절하면 
알게 될 기회를 잃게 되고

알게 됨으로써 변화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잃고 만다.

그러므로 알지 못하는 사람
즉 타자와의 만남은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것이 바로 레비나스가 말하는 
타자와의 해후가 가져다주는 
가능성이다.
레비나스는 자칫 서로 이해하지 못해 
적대적인 관계가 될 가능성이 있는 
타자와의 해후에 있어 
그의 철학의 핵심 개념인 
얼굴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했다. 
다음과 같은 문단이 대표적이다.

인간에게 ‘사람을 죽이지 말지어다!‘ 하고 표현하는 ‘얼굴‘의 개념만은 
자기만족을 느끼는 동안에도
혹은 우리의 능력을 시험하는 
장애를 겪는 동안에도 
회귀하지 않는다.
이는 현실적으로 죽이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지 죽일 수 있는 것은 
타자의 얼굴을 응시하지
않는 경우뿐이다. 164.p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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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길이다

걷든
걷지 않든

이것이 길이었다

허공에 울리는 북소리
내 심장의 고동소리

둥둥둥 울리는
그 소리에 묻혀
한 음성 들리네

네가 고단한 줄 알고 있다
그래도 오라
이것이 길이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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