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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날도 이유는 있어서 - 어느 알코올중독자의 회복을 향한 지적 여정
박미소 지음 / 반비 / 2021년 11월
평점 :
세상은 넓고 에세이도 많다. 다양한 직업(본업)이야기를 쓴 에세이를 나는 좋아하는 편인데, '알코올 중독자 에세이'가 신선해서 읽게 되었다. 암 투병기, 우울증 에세이 등, 본인이 겪은 아픔(질병, 사고 등)을 책으로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저자가 존경스럽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예전보다는 개방적이라지만... 보수적인 사회인 건 맞다. 진짜 조직생활하다보면 세상 보수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암튼, 이분의 수기를 읽고, '술' 권하는 사회, '술'에 관대한 사회에 대해 한번 더 고찰해보게 되었다. 소득 하위권일 수록 알코올 중독자 비율이 높다는 것, 돈 적게 들이고 빠르게 스트레스 해소할 수 있어서 '술'을 자꾸 먹게 된다는 것. 저자가 '기자' 출신이라선지 신뢰할만한 자료를 근거로 내세웠다.
시장바닥 철학(?)으로 다들 아는 지식을 사이언스에 근거해서 한번 더 '아 그렇구나...' 반성하게 된다. 저자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술'을 좋아하는 분이었다는 것. 사람이 태어나서 보고 배운 것도 무시 못한다. 그리고 주거문제가 심리적으로 많이 영향을 끼친다는 부분도 공감되었다.
괜히 인간에게 중요한 게, 의식주, 의식주-거리는 게 아니다. 유독 술에 관대한 우리나라 특성상, 술 먹고 범죄 저지르면 다 이해해주고, 오히려 술을 즐기지 않으면 인생의 참맛(?)을 모르는 사람, 샌님 취급하는 사람도 있고,, 주변에서 술 좀 끊어라, 술 좀 줄여라- 하는 분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알코올 중독자한테 너 알콜중독이야! 지적하면 다들 콧방귀끼고 부정하던데... 그런 범주의 사람들은 대부분 진짜 알코올 중독 근처를 왔다갔다 하는 분들이었다. (내 경험이니까 걸러 들으세요) 책 제목 보고, 음주미화 에세이로 오해할 수 있는데, 절대 그런 내용 아니니까 읽어보세요.
책과 콩나무 서평단 제공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