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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경영을 재설계하라
이동권 외 지음 / 성안당 / 2026년 9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요즘 회사마다 "우리도 AI 도입했어요"라는 말을 자주 듣죠. 그런데 막상 일하는 방식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려요. 결재는 여전히 몇 단계를 거치고, 데이터는 부서마다 따로 놀고요.


오늘 소개할 『AI로 경영을 재설계하라』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드는 책이에요. 이동권 대표 저자를 중심으로 AI 전문가, 현직 CTO, 인사·마케팅·ESG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썼어요.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AI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 구조의 문제"라고 말해요. 낡은 구조 위에 AI 기능만 살짝 얹는 걸 책에서는 '디지털 슈가 코팅'이라고 부르는데, 표현이 꽤 와닿더라고요.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요.
먼저 기존 디지털 전환의 한계를 짚고 고객, 운영, 조직,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그리는 '재설계' 이야기가 나와요.
이어서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다루는 '실행' 파트가 있고,
마지막으로 윤리와 책임, ESG까지 아우르는 '지속가능성' 파트로 마무리돼요.
중간중간 우리 회사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점검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 모델과 12주짜리 실행 로드맵도 들어 있어서, 읽다가 바로 써먹어 볼 수 있어요.
이 중에서 제가 특히 기억에 남은 세 가지를 나눠볼게요.
첫 번째, 이제 질문은 '무엇을 살까'가 아니라 '무엇을 다시 설계할까'예요
어떤 AI 도구를 도입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이제 유효 기간이 지났습니다. AI 도입은 이미 상식이 되었고, 문제는 그 이후의 경영 설계가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은 '무엇을 다시 설계할 것인가'로 옮겨 갑니다. (p.37)
요즘은 AI 툴 하나 안 쓰는 회사를 찾기가 더 어렵죠. 그런데 툴은 최신인데 일하는 방식은 그대로라면 효과가 날 리 없어요. 그럼 무엇을 다시 설계해야 할까요? 책은 네 가지를 짚어요. 고객을 읽어 내는 '경험의 재창조'가 필요하고, 운영 방식을 지능형으로 바꾸어야하고, 사람과 AI의 상호작용 체계를 설계해야하고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새 툴을 고르기 전에 이 네 가지 중 우리 회사에서 가장 먼저 손봐야 할 곳이 어디인지부터 생각해보라는 거죠.
고대 그리스인들은 시간을 단순히 흘러가는 물리적 시간인 '크로노스(Chronos)'와 결정적 기회이자 절체절명의 도약의 시간인 '카이로스(Kairos)'로 나누었습니다. 모든 기업이 동일한 기간으로 AX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는 없지만, 기획부터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 PoC)까지의 시간을 '카이로스'로 설계하는 일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p.149)
많은 회사가 AI 시범사업은 여러 번 해보는데, 정작 실제 업무로 이어지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나곤 하죠. 그냥 흘러가는 '크로노스'의 시간을 보낸 셈이에요. 책은 우리 회사에서 판단이 어디서 막히는지부터 찾고, 기획부터 검증까지를 12주라는 집중된 '카이로스'로 만들어 보라고 권해요. 반복적인 업무 하나를 골라 이 기간 안에 확실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 생각보다 현실적인 출발점이에요.

세 번째, AI가 많이 판단할수록 사람의 책임은 더 분명해져야 해요
경영진이 AI에 어디까지 권한을 위임할 것인지, 무엇은 인간이 끝까지 통제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은 기술의 문제를 넘어 전략적 주도권을 수호하는 일입니다. AI 전환의 성패는 모델의 성능이 아니라 인간의 책임선을 어디에 긋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p.373)
자율주행 경영이라고 해서 사람이 빠지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AI가 틀렸을 때 누가 멈추고 책임질지, 어떤 일은 사람이 꼭 확인해야 하는지를 미리 정해둬야 한다는 거죠. 요즘 각국 AI 규제가 공통으로 강조하는 '인간의 감독'과도 맞닿아 있어서 더 공감이 갔어요. 결국 좋은 AI를 고르는 것보다 선을 잘 긋는 것이 더 어려운 숙제인 셈이에요.
책을 덮고 나니 결국 하나의 질문이 남더라고요. "우리는 AI를 얼마나 많이 들였나"가 아니라 "AI와 사람의 판단을 얼마나 잘 연결했나"요. 회사에서 AI 도입을 고민하는 분이라면, 대표님이든 현장 팀장님이든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