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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집에 삽니다
이경재 지음 / 홍림 / 2024년 6월
평점 :
주말에 북한산을 다녀왔다. 강우로 정상까지는 못 갔지만, 중간중간 소소한 정상들이 많아 나름대로의 정복감을 만낏하며 하산했다. 마침 북한산 언저리에 그레이(gray)한 주거에 산다는 후배 기자의 처녀작을 읽고 있는 터라, 마저 읽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읽고 나서, 그의 글은 북한산의 단풍나무처럼 언제나 거기에 있었던 거 같았고, 바닥의 모래알처럼 편안하고 상류에서 내려오는 청량한 계곡물의 물결(Stream)이 내 심장에서 시원하게 흐르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왠지 북한산의 자연을 기행한 기분이다. 등산하는 과정 속에 희노애락이 우리 삶과 교차하면서, 결국 삶의 희열인 정상을 등반하며, 다시 내려오면서 50대로 접어 들면서 노년으로 준비해 가는 비애를 느끼며, 전체 인생을 축약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우리 역사의 든든한 방패막이 되었던 북한산의 성문들과 40~50대 가장의 든든함이 가장 닮은 이 책을 여행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