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사자의 서 샴발라 총서 6
파드마삼바바 지음, 정창영 옮김 / 시공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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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티벳불교는 라마교로 알려져 있는데, 원시 불교의 원형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는 대승불교의 한 분파이다. 깨달음의 순간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 온다는 돈오사상이 짙게 깔려있는 것이 대승불교인데, 티벳 사자의 서는 이런 돈오사상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라고 알려진 파드마 삼바바는 평상시의 꾸준한 명상과 수련을 통하여 죽음의 순간에 해탈할 수 있는 일종의 방법론을 제시하였는데, 그 방법을 사자에게 전달해 주는 형식으로 이 책을 지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선 본질과 현상의 분리할 수 없는 통일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상계에 나타나는 모든 것은 우주를 지배하는 궁극적인 본질에서 탄생한 것이며, 이 본질을 깨닫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치카이 바르도, 초에니 바르도, 시드파 바르도라는 세 단계를 거치면서 사자는 우주의 본질에 대한 깊은 명상을 떠올리도록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다르마카야로 표현되는 이 본질을 깨달으면 일시에 윤회계가 깨어지고, 니르바나라는 대자유에 이른다고 가르치고 있는 이 책은 대승불교의 핵심 교리를 광범위하게 담고 있다. 이 핵심교리는 다양한 상징과 기호, 각종 신들과 여섯가지 세계라는 코드속에 치밀하게 숨어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이 핵심교리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힘들며, 꾸준한 명상수련을 통해 겨우 이해할 수 있을 따름이다. 본문보다 해설이 먼저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칼 융의 해설과 에반스 웬츠의 해설이 특히 주목할 만하며, 해설과 원문을 대조하면서 독서하면 불교라는 종교의 핵심코드를 이해할 수 있다. 다소 신비주의적인 느낌이 없잖아 있으나 불교 경전의 엣센스가 녹아 있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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