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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최고가 되고 싶어요 ㅣ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16
앨리슨 워치 글, 패트리스 바톤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
집에 간식꺼리가 생기면 놀이터에 가지고 나가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기 바쁘던 아이였는데,
집에 친구들이 놀러 오면 무슨 장난감을 만지든, 어떻게 가지고 놀든
전혀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놀던 아이였는데...
그래서 너무 그런 점이 오히려 걱정이던 딸아이가 여섯살이 되더니,
참 많이 달라졌어요.
친구 것과 내 것을 비교하기 시작했고,
친구보다 내가 잘하고 싶어 안달을 내기 시작했어요.
먹을 것을 주면 내 것이 더 큰지 꼭 확인을 하고,
사사건건 누가 더 잘했는지 묻고, 칭찬 받고 싶어 해요.
심지어는 자기가 써 놓은 글씨 중에서도 어떤 글씨가 제일 예쁜지
어떤 그림을 제일 잘 그렸는지 꼭 확인을 하네요.
아이가 성장 과정에서 거쳐가는 과정 중에 하나일 뿐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던 아이가 갑자기 그러니까,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못해도 괜챦다고, 꼴등도 멋진거라고 늘상 말해주지만,
아이는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듯 해요.
어떻게 하면 모든 일에서 좀더 마음 편하고,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게 늘 고민이었는데, 이 책을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나도 최고가 되고 싶어요]
딸아이의 마음을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아요. ㅎㅎ
바이올렛은 뭐든지 최고에요.
달리기, 노래, 예쁘게 꾸미기 등등요!
하지만, 그렇지 못한 로지는 바이올렛이 최고라는 말을 듣기 싫었어요.
어느 날 아침,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각자 꼬마 화분에 완두콩을 키우도록 합니다.
무얼 하든 최고인 바이올렛이 이번에도 가장 잘 키울거에요.
역시나 로지는 평범하게 화분을 꾸며 왔지만, 바이올렛의 화분은 반짝반짝 빛이 났어요.
하루하루 아이들은 저마다 정성껏 물을 주고 화분을 돌봤어요.
어느 날 오후, 드디어 쏘옥 고개를 내민 초록빛 싹이 보이기 시작했지요.
로지는 바이올렛의 새싹을 남몰래 흙으로 덮어 버렸어요.
이제 로지의 완두콩이 최고가 될까요?
아주 잠깐 동안 로지는 기분이 최고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이올렛과 바이올렛의 새싹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겼어요.
두 주가 지나는 동안, 로지는 매일 아침 학교에 일찍 와서
바이올렛과 로지의 화분을 똑같이 잘 돌봤어요.
선생님께서 최고의 원예사라고 칭찬해주셨지요.
수두로 인해 한참 동안 학교에 못온 바이올렛이 드디어 학교로 돌아왔어요.
바이올렛이 없는 동안 로지가 바이올렛의 화분까지 정성껏 돌보았기에
둘의 화분이 가장 크게 잘 자랐지요.
로지에게 고맙다고 말한 바이올렛이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그래도 내 완두콩이 제일 반짝반짝 빛난다"
선생님과 로지는 서로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을 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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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되지 못해서 늘 친구를 부러워하고, 질투하던 로지는
작은 화분을 키우는 일을 통해서 결과 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요.
또한,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친구의 화분까지 돌보는
따뜻한 마음과 배려심도 키우게 되었지요.
이 책은 파스텔톤의 편안한 그림과 아이들의 표정과 행동이
참 재미있게 그려진 책이에요.
주인공이 어떤 마음인지, 어떤 기분인지 그림을 통해 잘 느낄 수 있지요.
로지는 분명 최고의 화분을 길러냈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저 혼자만 최고가 되기 위해 욕심을 부린 것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 나아가는 행복을 느끼게 된 것이지요.
살아가면서 순위나 서열이 없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그런 결과 보다 아이가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그 과정을 진심으로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래요.
내 것이 조금 작아도, 내 것이 조금 낡았어도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나눌 줄도, 양보할 줄도 아는 따뜻한 아이로 자라주기를 바랍니다.
최고만이, 일등만이 박수받는 세상에서 참 어려운 일일수도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