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싫어! 아니야! 작은 돛단배 14
마리 이자벨 칼리에 글, 아닉 마송 그림, 이주영 옮김 / 책단배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잔느는 노는 것을 좋아하고, 노래와 춤추는 것도 좋아하는 여자아이예요.

그런데 엄마가 뭐 좀 하라고 말만 하면 무조건 싫다고만 했어요.

안 돼! 싫어! 아니야!

잔느도 왜 무조건 싫다는 말만 나오는지 설명할 수 없었죠.

저녁이 되면 잔느는 못 말릴 정도로 더욱 심술꾸러기가 되어 집안 곳곳을 어지렵히고는

엄마가 치우라고 하면 "안 돼! 싫어! 아니야!" 하고 대답하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큰 소리로 잔느를 혼냈지요.

잔느는 더 크게 소리치면서 다른 엄마가 우리 엄마였으면 좋겠다고...

소피 엄마가 좋다고 외쳤어요.

 

놀란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잔느의 가방을 싸더니 밖으로 나갔어요.

엄마가 잔느를 데리고 온 곳은 소피의 집 앞이었어요.

잔느와 소피는 오후 내내 신나게 놀고 떠들었어요.

저녁이 되었을 때 잔느는 더 놀고 싶었지만 아무 말 하지 않고

놀이를 중단하고, 목욕을 해야만 했어요.

저녁시간, 소피네 호박 수프는 잔느가 집에서 먹던 수프 맛이 아니었어요.

안 먹겠다고 말하자, 소피 엄마가 얼굴을 찌푸렸고,

잔느는 겁이 나서 접시를 비웠죠.

 

잠자리에 들 시간....잔느는 왠지 슬펐어요.

소피 엄마가 책을 읽어주셨지만, 소피의 엄마에게 어리광을 피울 수는 없었지요.

잔느는 엄마 생각이 났어요.

다음 날 아침, 드디어 잔느의 엄마가 오셨어요.

잔느와 엄마는 서로 오랫동안 꼭 껴안았죠.

 


 

 

책을 읽는 내내 자꾸만 흘러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작가가 우리 집을 보고 글을 쓴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최근 우리 집에서 자주 보이는 모습이었거든요.

이달에 만 4세가 되는 딸아이는 요즘 들어 고집이 부쩍 세진 것 같아요.

좋게 말하면 자기주장이 강해졌다고 해야겠지요.

순순히 "네~"라고 대답하기 보다는 꼬치꼬치 따져 묻거나, 못들은척 하기가 일쑤에요.

얼마전에 아이에게 화를 내고, 벌도 세웠더니 울면서 그러더라구요.

친구 oo네 엄마가 좋다고...oo네 엄마랑 바꿨으면 좋겠다고...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에 순간 얼음이 되는 것 같았어요.

놀랍고, 충격적이기도 하고, 배신감도 들고, 미안하기도 하고...

정말 여러가지 감정들이 뒤섞이더라구요.

 

이 책을 읽으면서 딸에게 물었어요.

"잔느랑 우리 공주랑 똑같네! 싫다고 하는 것도 똑같고, 엄마 바꾸자고 하는 것도 똑같고! 그치?"

그랬더니...멋쩍게 웃기만 하다가 하는 말이

"그래도 나는 맨날 아니고가끔만 말 안듣자나요. 그리고 엄마 바꾸자고 한건 그때 속상해서 한말이고,

난 엄마 안바꿀꺼에요!!"

친구네 엄마랑 바꾸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데려다 주겠노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간지럼을 태웠지요.

 

[안 돼! 싫어! 아니야!]의 작가는 세 아이의 엄마라고 해요.

그래서인지 엄마와 아이의 마음을 아주 잘 파악하고, 섬세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그림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분위기를 충분히 설명하고 있고,

주인공들의 표정도 잘 살아있는 그림 또한 매력적이지요.

주로 집안을 배경으로 한 그림의 분위기가 잘 살아 있어서

그림을 그린 작가도 아이 엄마가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나 그렇더라구요. ㅎㅎ

그러고보면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나

또래의 아이들이 하는 말과 행동들은 모두다 비슷한가 봐요.

그런 생각을 하니, 참 재미있네요.

 

엄마와 아이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잔잔한 이야기~

요즘 저희집 상황과 비슷해서인지 한줄한줄에 공감하면서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잔느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본 딸아이 역시

많은 생각을 했을거라고 믿어요.

아이에게는 백번의 잔소리 보다 책한권이 주는 효과가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잠자리에서 이 책을 한번씩 읽어줘야겠어요.

그럼...저와 우리 아이 모두의 마음에 성난 용 대신에 예쁜 꽃이 피어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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