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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청개구리의 입장이 된 아들 청개구리 ㅣ 입장동화 시리즈 1
현무와 주작 글, 김정훈 그림 / 책굽는가마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엄마 청개구리의 입장이 된 아들 청개구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래동화를 입장동화의 형식으로 엮은 책입니다.
등장인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는 입장동화는
아이 스스로 등장인물 각각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볼 수 있어서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이지요.
지금까지 세계명작은 입장동화로 몇권 읽어보았지만,
전래동화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사실...굳이 입장동화를 찾아서 읽지 않더라도
책을 읽은 후에 아이와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활동이 가능한 내용이니까요~!!
이야기의 시작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청개구리] 이야기와 다르지 않습니다.
엄마 말을 듣지 않고, 반대로만 하는 말썽꾸러기 아들 청개구리의 이야기가
귀엽고, 발랄한 그림과 함께 재미있게 펼쳐지지요.
엄마 청개구리가 죽은 뒤에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아들 청개구리는
비가 오는 날이면 냇가에 있는 엄마의 무덤이 떠내려갈까봐 슬피 웁니다.
거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지요.
책장을 한장 더 넘기면 엄마의 무덤을 끌어 안고 절규하는 아들 청개구리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니에요!! 엄마 말씀을 일부러 안 들은 것은 아니에요!!"
그리고나서 본격적인 입장동화의 내용이 시작되지요.
엄마 청개구리는 무엇이든 반대로만 하는 아들 때문에 늘 속상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하지만, 아들 청개구리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은데,
엄마가 무조건 간섭만 해서 엄마 말을 어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어느 날...
날이 더우니, 연못에서 놀라는 엄마의 말을 어기고, 산으로 뛰어가는 아들 청개구리!!
더위에 지칠까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을 몰라줘서 엄마 청개구리는 속상합니다.
아들 청개구리 역시 이정도 더위쯤은 견딜 수 있다는 걸 몰라주는 엄마 청개구리가 야속합니다.
그러나, 햇볕이 내리쬐는 산을 힘겹게 오르던 아들 청개구리는 엄마 말을 듣지 않은걸
조금씩 후회하게 되지요.
아들 청개구리와 엄마 청개구리는 속상한 마음을 안고 잠이 들고,
둘은 똑같은 꿈을 꾸게 됩니다.
아들 청개구리는 아빠 청개구리가 되고,
엄마 청개구리는 딸 청개구리가 되는 꿈이지요.
꿈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청개구리 모자는 서로를 찾아 나섭니다.
아들을 찾아 산으로 간 엄마 청개구리는
산에서 향기로운 꽃과 뛰어 놀기 좋은 평평한 바위를 보고서야
아들 청개구리가 산으로 간 이유를 알게 되었지요.
엄마가 걱정하는 마음을 알게 된 아들 청개구리는 엄마품에 꼭 안깁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다음날 아침,
엄마 청개구리는 아들 청개구리에게 어디서 놀고 싶은지 묻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알려주지요.
무조건 어디서 놀아야 한다고 지시하는 엄마도 엄마 말을 거역하는 아들도 없습니다.
굴개굴개~~
거꾸로 울어야 엄마가 금방 소리를 알아챌 수 있다고 아들 청개구리는 말합니다.
그리고, 엄마는 그런 아들 청개구리의 소리를 따라 가며 문뜩 깨닫습니다.
'굴개굴개'가 '개굴개굴'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요.
우리 아들이 한 박자 빨리 나가는 거였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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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선 재미있습니다.
멀썽꾸러기 아들 청개구리의 모습이 귀엽고,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고,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의 그림도 다정합니다.
책을 통해, 혹은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를 통해
아이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라 매우 친숙하고, 편안합니다.
책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지요.
거기에...책의 중간 부분부터 더해진 입장동화는 새롭고, 신선합니다.
본문에는 이야기를 담고, 부록 부분에 입장 바꿔서 이야기해보는
독후활동식으로 유도하기 보다 이렇게 이야기 전개에 함께 넣으니,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입장 동화의 장점으로 사고력 확장과 함께
상대방의 대한 이해심과 배려심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들고는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입장 동화의 장점에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잠든 아이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해봅니다.
나는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기 보다 무조건 엄마의 입장에서 가르치려고만 들지는 않았는지...
아이의 말과 생각에 충분히 귀를 기울여주고, 마음을 열고 있는지...
마지막에 '굴개굴개'가 그저 엄마 말에 반대로 하기 위한 울음이 아닌
다른 개구리들 보다 한박자 빠른 울음이라는 것을 알아 챈 엄마 개구리의 마음이
제 마음속에도 깊이 담겼습니다.
딸아이에게도 재미있는 동화였지만, 엄마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였어요.
아름답고, 착한 이야기로 인해 책읽는 시간이 정말 행복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