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들판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9
무라나카 리에 글, 고야마 코이코 그림,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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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친구들이 다 함께 햇살 들판으로 산책을 갑니다.

그런데, 오늘은 먼저 장화를 신고, 그 위에 집에서 가져온

낡은 어른 양말을 겹쳐 신어요.

원래 양말은 발에 신는건데...참 이상하네요.

햇살 들판에 도착한 친구들은 여기저기 뛰어다니기도 하고,

구석구석 살펴보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실컷 뛰놀고 돌아가는 길, 공원에 들러 양말을 벗어서 비닐봉지에 넣었어요.

유치원까지 가지고 가야 하니까요.

유치원에 돌아와서 화분에 양말을 심었어요.

양말 위에 부드러운 흙을 덮고, 물도 주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의 화분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났어요.

친구들은 싹이 더 많이 나라고 날마다 화분을 돌보느라 무척 바빴어요.

엄마 양말에서 싹이 나오는게 싫은 민호만 빼놓구요!!

며칠이 지나니 다른 친구들의 화분에서는 각기 다른 모양의 싹이 나와서 자라는데,

민호의 화분에서만 싹이 나오지 않습니다.

"나 몰래 화분 안에서 슬그머니 싹을 틔우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거야!"

민호는 꼼짝 않고 화분을 노려보기만 합니다.
그러던 민호가 손가락으로 흙을 파보았어요.

그런데...그 안에 엄마 양말에서 힘없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싹이 있었지요.

이제 민호는 양말 위에 아주 조심스럽게 흙을 덮고, 싹에게 말합니다.

내운 내라구요~!!!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 책의 내용은 조금 특별합니다.

발 위에 신는 양말을 신발 위에 신는다는 설정 부터가 참 흥미롭고,

그 모습으로 들판에서 뛰어 놀았더니, 양말에 씨앗이 붙어서

싹을 틔우게 된다는 전개도 정말 신선합니다.

아이들의 가슴에 설레임을 심어주고,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는

재미있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이야기 속에는 이런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생명의 소중함과 작은 생명에게 쏟는 아이들의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아주 작은 생명, 여린 새싹에게도 자연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는 친구들이 화분을 가꾸느라 정성을 쏟고,

그 안에서 싹을 튀우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자연의 신비로움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작은 새싹이 삐죽이 고개를 내미는 모습을 보며 눈을 반짝이는

이야기속의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같이 마음 설레고, 기쁨을 느끼며

비로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 하더라도 간접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맛보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집에서 작은 화분을 기르고, 어항을 돌보는 것이

아이들의 정서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서 엄마에게도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양말들판...!!

따뜻한 봄햇살을 맞으며 딸아이 손을 잡고,

봄내음을 맡으러 산책을 나가야겠습니다.

우리가 가는 그 곳에도 분명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있겠지요.

작은 풀한포기, 어여쁜 꽃한송이를 보며

눈을 반짝일 딸의 모습을 생각하며 행복한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습니다. ^^




이 책의 부록으로는 얇은 실천 가이드북이 있습니다.

실제로 양말 들판의 내용을 실천해볼 수 있도록 상세하게 설명을 해놓았습니다.

어떤 양말에 씨앗이 잘 달라붙는지, 씨앗이 붙기 쉬운 때가 언제인지, 화분에는 어떤 흙을 사용하는지 등 자세한 설명과 함께 활동사진이 들어 있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일본의 한 유치원에서 실제로 시행했다고 하니,

기발한 아이디어에 박수가 절로 쳐집니다.

아무래도 조만간 우리 가족의 신발 위에도 낡은 양말이

신겨질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이 드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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