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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 환경이야기 ㅣ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5
이재민 지음, 원유성 그림 / 노란돼지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아름답고 평화로운 숲입니다.
벌이 어디인가로 급히 날아갑니다.
다람쥐도 뒤따라 뛰어갑니다.
너구리도 토끼도 허둥지둥 도망갑니다.
무슨 일일까요?
작은 불씨가......
나무들을 휘감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온 산으로 번져 갑니다.
불은 멈추지 않습니다.
괴물처럼 숲을 삼켜 버립니다.
소중한 것을 송두리째 빼앗아 갑니다.
희망도
삶의 터전도
온통 잿빛투성이입니다.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또다시 희망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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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5일(식목일), 강원도 양양의 산불을 기억하십니까?
(중간 생략.....)
가슴 아픈 그때를 새삼스럽게 곱씹는 이유는 아름다운 우리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 삶의 터전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 역사가 담긴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는데 있습니다.
어떤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은 존재한다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당장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언젠가는 다시 큰 숲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었습니다.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며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고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어린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이재민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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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가장 신경쓰는 것 중의 하나는
아이의 시야를 폭넓게 하고, 다방면에서 아이의 감수성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아직 34개월 밖에 안된 어린 나이이기에 가장 우선하는 것은 아이가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어 하는 책을
아이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것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신경을 쓰는 일이지요.
이 책...[희망]은 지금까지 딸아이가 접해 보지 못한 형식의 책입니다.
한편의 시를 읽는 듯...짧고, 간결한 내용!!
하지만, 한줄의 글을 담고 있는 그림은 수십, 수백줄의 글 혹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많은 말들을
섬세하고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정확한 연도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낙산사를 집어 삼킬듯 무섭게 번져가던 그 산불을
저 역시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애국심에 불타오르거나,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다르지 않더라도
그 순간..그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을 주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작가는 그 순간을 기억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작가의 의도는
책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에게나 잘 전달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 8월 우연히 낙산사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불에 탔던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잘 찾아가고 있을지...
아직도 그때의 아픔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을지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행히도...자연은 꿋꿋하게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을 꾸짖기라도 하듯...
그 어떤 어려움도 헤치고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르쳐주려는 듯...
그렇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숲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때의 흔적인 듯...검게 타버린 나무가 보존되어 있어
지난 일을 절대 잊지 말라고 경고하는 듯 했습니다.
이 책을 읽은 우리 아이들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싹을 틔우는 자연을 보고,
그 말없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면서
아이들 역시 어렵고, 힘든 환경에 처하거나, 역경에 부딪쳤을 때,
놀라 주저앉기 보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씩씩하게 일어나는 방법을 배웠으면 합니다.
절망적인 회색빛 잿더미 속에서 초록의 새싹이 돋아나는 마지막 장면이 자꾸 생각이 나네요.
그 감동이 우리 아이에게도 간절히 전해졌기를....
그어떤 많은 말보다 몇줄의 글과 그림으로 진한 감동을 전해준 [희망]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