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해결 대전
책읽는원숭이 지음, 지비원 옮김 / 클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이 도서는 책읽는원숭이라는 일본의 한 작가가 쓴 문제해결에 관한 방법서적과도 같다. 흔히 우리는 마인드맵이나 브레인스토밍 정도로 문제해결에 대해 생각하지만 이 책에는 그 정도의, 즉 우리가 생각하는 정도의 가짓수보다 훨씬 많은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일례를 들어서 독자가 직접 해 볼 수 있도록 했으며, 뒷부분에는 리뷰를 가지고 정리할 수 있게끔 되어있어서 편리하다. 

42p 프로메테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탄 신족 중에 한 명이다. 그의 이름은 pro+methus 즉 앞서서 생각하는 사람, 선견지명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며, 이상적인 문제해결자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는 신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를 돕고자 하는 인간의 성향, 나아가 신만이 가진 힘을 가지려는 오만함을 나타낸다.

앞선 생각을 가진 사람을 그리스어로 프로메테우스라고 부른다. 프로메테우스.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죄로 독수리에게 몸을 쪼이는 불쌍한 영웅. 오늘날에는 급속하게 우리를 제어하는 과학기술로 알레고리적 해석을 가진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사전주의와 같은 인공지능 규제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같다. 로봇세를 비롯한 방지책이 거론되고는 있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엘론 머스크가 미국의 한 라디오 쇼에서 "인공지능은 너무 급격히 인간의 삶을 위협한다. 규제하지 않으면 안된다." 며 목소리를 높인 사례가 있다. 그만큼 AI의 자리가 점점 넓어져서 인간을 추방하려고 하는 듯 하다. 이러한 주장에 대응해 낙관적 입장으로는 로봇이 생산과 제조를 담당함으로써 시장가격이 급속히 떨어지게 되고 로봇세를 도입해서 그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분배해 예전처럼 근로하지 않고 놀면서 살게 된다는 입장이 있다. 반대측 입장으로는 정치 권리 확장 등 시민의 권리는 응당 병역의 의무, 납세의 의무 등 의무에 따른 보상으로 주어진 것인데, 인간이 그러한 역할에서 벗어난다면 인간의 존엄성이 상실되고 잉여적 존재로 추락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 있다. 결국 프로메테우스는 다시 형벌을 받아야 하는가?

125p 아이작 뉴턴이 1676년 로버트 훅에게 보낸 편지에는 '거인의 어깨 위'라는 유명한 비유가 나온다. 여기서 말하는 거인이란 앞선 사람들이 축적해온 발견 지식이며 그 위에 오른다는 말은 이렇게 축적된 발견 지식을 전제로 삼아 스스로 지적 탐구를 해나감을 의미한다.

경험을 통해 축적되는 암묵지에 대해 문득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경력직 기술공의 기술력을 마치 cd에 저장해서 신입 기공들에게 주입시킨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어린 시절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 알파고의 대국을 통해 알려진 딥러닝 시스템이 그 아이디어를 구현시키는 듯 하다. 인간의 개입을 요하는 머신러닝과는 달리 스스로의 신경망을 통해서 학습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딥러닝 시스템이 눈길을 끄는 것이다. 이제 그렇게 되니 인간의 학습이나 경험의 축적이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전문직의 메리트인 경력의 정도에 따른 페이 스펙트럼이 더 이상 유효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인간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68p 프리드리히 횔덜린은 인간이 국가를 천국으로 만들려는 생각이 오히려 지옥으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칼 포퍼 또한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지상에 천국을 만들고자 하는 기도는 불가피하게 지옥을 낳는다. 그 기도는 불관용을 이끌어낸다. 그 기도는 종교 전쟁에 이르며, 그리고 이단 심판을 통해 영혼의 구제를 하려는 데 이른다."

비판이 없는 학문은 데드 도그마이다. 어떠한 학문이든지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학문은 결국 죽은 학문이 될 것이다. 조선조의 성리학은 그 이전 왕조에 미쳤던 영향력 그 이상을 헤게모니로 발휘되었다. 그러나 비판과 혁신이 사라지자 오래된 음식에서 곰팡이가 피듯이 악습을 낳기 시작했다. 이미 당대에 중국과 일본에서는 폐지된 노비제도를 여전히 시행하고 처첩제에 따른 서얼제의 고착화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기득권을 위한 학문의 여왕이 된 당대의 성리학은 결국 그 처음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부패해 들어간 것이었다. 비판이 수용되지 않는 사회 역시 죽은 사회와 같다. 개인의 표현이 묵살되는 전체주의에 대해 솔제니친이나 포퍼같은 훌륭한 명사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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