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 입은 시민
유경 지음 / 바른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시민의 개념은 고대 그리스 민주정과 로마 공화정의 정신에서 그 근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 인민, 주민, 신민 등등 유의어가 많기는 하지만 시민이 그런 단어들과 구별되는 점은 바로 독립된 권리와 그에 걸맞은 의무를 다하는 주체라는 점이리라. 참정권을 가지는 대신, 병역과 납세의 의무를 등가성립시키는 것은 현대 민주정에서도 간직되고 있는 법칙이다. 경찰은 제복 입은 시민이라고 표현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시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선택받은 시민이다. 군과는 구별되는 속성이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적 DNA에 경찰은 검은옷 순사로 더 잘 기억되어 억제자요 매서운 눈이요 권력의 시녀 정도로 더 기억되는 듯 하다. 민주화가 고도화된 지금에야 경찰을 조금 호의적인 시선으로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수호자 정도로 인식해 주는듯 하다. 한 편으로는 추를 저울에 잘 맞춰서 그러한 경찰의 권력을 보호해 줄 필요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검증된 집도의의 메스가 다수결의 법칙이라는 미명 하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환자에게도 의사에게도 큰 손해가 되듯이, 치안과 시민의 보호를 위한 권력이 무작정 침해된다면 역으로 시민들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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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긴급사태 시에 112나 119중에서 어디에 연락을 해도 사태 해결에 큰 지장이 없다. 경찰과 소방 당국이 긴밀한 공동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어서 빠른 정보 공유와 맞춤형 출동이 가능하다. 거기에 인터넷 통신 체계가 발달하면서 예전에는 진입하기 어려웠던 생활범죄 해결도 더 용이해졌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더 고도화되면 그만큼 경찰이 시민의 복지와 안전에 더 긴밀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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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들어 조현병은 마치 개화기 문턱 시절까지의 홍역처럼 유행병이 되어버렸다. 묻지마 폭행 막말의 원인으로 많이 언급되고 있는 듯 하다. 이 조현병의 의미는 현악기의 현을 조율하다 라는 의미로 왕년에 기타 좀 쳐보신 분들은 이 의미를 곧잘 이해하시리라 짐작하지만 신경전달물질의 조절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세로토닌과 도파민이라는 이 두 신경전달물질이 뇌과학의 판도라를 열면서 자세하게 알려지고 그에 따라 정신질환의 분류가 세밀해지고 현대인의 문제를 위한 솔루션이 끊임없이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도 이러한 경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듯 하다. 정신질환을 빙자해 범죄를 마음껏 저지르는 방종에 면죄부를 함부로 주지 않도록 수사적 방법론에서 이런 뇌과학적 기법이 치밀하게 연구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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