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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책
앤 후드 지음,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책이 생각보다 두꺼워서 책 느리게 읽는 편인 나는
살짝 겁이 났었다.
'7일 내내 읽어도 제대로 못읽을 것 같은데?'
아니?
나 3일 걸렸다. 일 끝나고 다른 카페 가서 읽고
다음 날도 가서 읽고 집에서도 자기 전에 읽고
출근하기 전에도 읽고
그렇게 부지런히 읽었다.
억지로 읽어야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서평을 써야해서 읽어야하긴 했지만
너무 궁금하고 걱정이 되어 자꾸만 책에 눈이 가고 손이 갔다.
그러다 보면 마음도 간다.
내가 감히 에이바가 될 수는 없었지만 어느 새 에이바의 동료, 케이트가 되어 그녀를 다독이고 있었고
에이바의 딸, 매기가 방황하고 아플 때 매기의 언니(책 에선 언니 말고 오빠가 있음)가 되어 매기 찾아가서 혼내고도 싶고 달래주고도 싶었다.
그녀의 몸이 흔들리는대로 낯선 곳에 자꾸만 쓰러질 때 어찌나 조마조마하던지ㅠㅠ
믿었던 남편이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며 떠나는 부분에서는 정말 욕이 그냥 탁탁 튀어나왔다.
바람을 피우는 건 내 선에선 이해하고 싶지도 이해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닌지라 어찌나 화가나던지
바람핀 상대 여자가 등장해도 갑자기 눈에 분노가 이글이글 입에서 욕이 나오려고 우물쭈물
에이바는 늘 그저 숨죽여 울었다. 그 아픔을 반신반의하며 들어간 북클럽에서 조금씩 회복해나간다.
책을 읽고 다른 이들과 토론을 하며 슬픔과 마주하고
다른 이들의 슬픔에 공감하며 자신이 나아갈 길을 비추어 나간다.
매기 역시 작가가 되고싶어 유학을 떠났는데
작가는 커녕 마약과 섹스에 빠져 글을 등한시하지만
결국 그녀를 구해주는 건 책이었다.
비틀거리던 그녀를 책이 잡아준다.
책때문에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책때문에 엄마를 만나고 할머니를 만난다. 그리고 마지막엔 진정 자신이 원하는 자아를 찾아떠난다.
남을 의지하던 그녀가 본인을 믿고 떠날 때 감동이 밀려왔다. 아프지 않기를 그리고 훌륭한 작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역시 매기를 보냈다.
에이바와 매기는 다급하게 나아가지 않는다.
아주 천천히, 가끔은 뒤로 숨기도 하고 경계하기도 하고 실수하기도 한다. 그게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기에 더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올해 책을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꼽으라면 내 인생 최고의 책은 정말 <내 인생 최고의 책> 이라고 하고 싶다.
참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