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는 할 수 있는 게 점점 줄어든다. 그러나이런 삶의 한계가 회피와 체념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노년이요구하는 모든 포기는 몸과 관련된 것이지 마음과 정신에 관련된 것이 아니다. ‘행동‘과 관련된 것이지 ‘존재‘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 다른 식으로 살아갈 뿐, ‘덜‘ 살지는 않는다. 삶의방법은 다르지만, 여전히 충만한 삶, 어쩌면 더 성숙한 삶이다.
세상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커지고 늘어난다. - P365

노인의 역할은 조언을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노인이 조언을 구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하는 건 무척 바람직하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조언을 구하지 않는다고 노인이 불평하는 건 내 생각에 그다지 옳지 못하다. 조언은 일종의 행동이다. 조언자라는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계급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는 걸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이다. 노인이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하고충고하는 행위는, 은퇴하며 상실한 직접적인 행동을 만회하려는 일종의 복수이다.

젊은이의 역할은 옛사람을 흉내 내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P375

삶은 단계별로 사랑을 배우는 학교이다.


이처럼 가까이에 있는 것을 사랑하는 행위가 더 큰 사랑을향해 가는 첫걸음이다.

예컨대 성적인 사랑은 처음에 무척 독점적이고 시샘하며 배타적인 사랑이다. 성적인 사랑은 자기만의 쾌락을 추구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성애도 처음에는 무척 독점적이다. 하지만성적인 사랑과 모성애가 성숙해지면, 남자와 여자는 사랑의 덜 이기적인면을 깨닫게 되며 타인을 위해 자신을 잊게 된다 - P377

승화가 구체적으로 뜻하는 바는 무얼까? 승화는 야망의 이동을 뜻한다. 야망 자체의 포기는 억압이지 승화가 아니다.
야망은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요소이기 때문에 야망의 포기는 일종의 죽음이다. 그러나 야망의 대상은 옮겨질 수 있다. 신분과 계급, 명령권과 결정권으로 힘을 갖겠다는 야망을 버리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그런 모습에 자연스레 발현되는 영향력으로 힘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야망을 가질 수 있잖은가.
계급적 권위를 갖겠다는 야망이 아니라, 누구도 제약하지 않고 한층 자유롭고 순전히 개인적인 도덕적 권위를 지니겠다는 -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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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하나님을 지칭한 "우리"라는 복수형은 구약의 맥락에서
"심사숙고의 복수형"으로도 볼 수 있고 "대화의 복수형"으로도 볼 수있다. 두 가지 해석 가운데 어느 것을 취하든 간에 이는 하나님이 온 우주와 세상을 창조하실 때와 분명히 차별되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 P26

특이한 현상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는 특별히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거치거나 천상의 존재들을 모아놓고 진지한 회의를 거쳐서결행하셨다는 이야기다. 이로써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피조물 가운데인간이 하나님과 특별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P27

먼저 "땅의 흙"이라는 부분은 히브리어로 "아파르 민-하아다마"다. "아다마"는
"흙/땅"이라는 뜻이고 "민"은 전치사로 "~로부터"라는 뜻이며 "아파르"는 "먼지/티끌"을 의미한다. 여기서 "먼지"(무, 아파르)는 하나님이인간을 창조할 때 사용한 재료를 말하고 "흙"(m, 아다마)은 그 재료의출처 내지는 유래를 의미한다. 인간은 "땅의 먼지" 혹은 "땅의 티끌"로만들어진 존재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간은 흙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흙먼지" 혹은 "흙 위에 떠다니는 티끌"로 만들어진 존재다. 다시 말해 흙보다 못한 먼지/티끌로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생명의숨이 떠나면 인간은 먼지/티끌로 돌아간다. - P30

사람은 이러한 하나님의 생명의 숨을 통하여 "생령" 즉 "살아 있는 영혼"(?), 네페쉬 하야) 혹은 "살아 있는 존재/사람/생명체" (aliving being)가 되었다. "네페쉬"는 우리말 성경에서 흔히 "영혼"으로 번역되는데, 여기서 이 단어는 육체(body)에 대응하는 개념으로서의 "영혼"(soul)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육체와 영혼"을 포함하는 "전인간" (whole person)을 의미한다. 구약성경에 의하면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분리된 존재가 아니다. 단지 몸(육체)과 생명이(영혼) 구분되어 있을 뿐이다. - P35

이 경고의 말씀은 ‘육체적 죽음‘이 아니라 "에덴에서의 추방과 하나님으로부터의 관계 단절"(영적 죽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창세기 2-3장을 보면 "죄로 인한 죽음" (죄의 심판으로서의 죽음)과
"자연 질서로서의 죽음" (피조물로서의 죽음)이 서로 명백하게 구분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창세기 2:7과 3:19 이 "피조물로서의 죽음"을 가리키고 있다면 창세기 2:17은 "죄의 심판으로서의 죽음"을 말하고 있다. 그리하여 요한계시록의 저자는 죄에 대한 벌로 받은 "죄로 인한 죽음"을 둘째 사망이라고 부르고,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따른 "자연 질서로서의 죽음"을 첫째 사망이라고 부른다 - P41

하나님의 한탄(후회)은 하나님에게 인간의 감정을 이입해 하나님의사 행위를 설명하는 일종의 신인동감론(神人同感論, anthropopathism)적표현이다. 구약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에 대한 인간적이고 직관적인 표현들은 결코 하나님을 인간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하나님께 더 잘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표현이다. 그러한 표현들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나타냄으로써 하나님을 정적이고무관심한 추상적 관념으로 보는 오류를 방지한다. - P64

하나님은 초월(transcendence, 하나님의 불변성)과 내재(immanence, 하나님의 가변성)가 동시에 가능한 분이다. 하나님은 초월자로서 전지(omniscient) 전능(omnipotent)하지만, 동시에 내재자로서 인격적(personal)이기도 하다. 인격적인 하나님은 인간의 우발적 행동에 놀라고 당황하는 분이다. 즉 하나님은 인격적이고 의지로 가득한 분으로서, 인간과의논쟁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인간에게 자신을 알리려 하시고 인간의 죄에 대해 충격을 받기도 하시며, 인간의 애절한 기도와 인간의 죄로 인한 눈물에 기꺼이 마음을 여시는 분이다. 한마디로 말해 하나님은 살아계신 하나님이다‘ - P65

이 이름의 해석을 위해서는 "에흐예"(?)가 히브리어 "하야" (???)동사에서 유래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동사에는 "현존하다/활동하다/일하다"라는 뜻이 있다. 따라서 이 동사의 의미를 살려 번역하면
"나는 너희(하나님의 백성)를 위하여 현존한다/활동한다/일한다"가 된다. 이러한 의미는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있으리라"라는 출애굽기3:12의 하나님의 약속과도 맥을 같이한다. - P88

또한 하나님의 성함이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 정의되고 있다는점도 중요하다. 동사로 정의된다는 것은 하나님이 명사적 개념 안에 가둬지는 분이 아니며 계속해서 활동하고 계신 분임을 의도적으로 드러낸다. 따라서 이 구절은 하나님의 현재성(Gegenwart)과 활동성(Wirksamkeit)을 표현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야웨 하나님은 행동하시고 역동적으로 임재 하는 분"이라는 것이다.‘ 야웨 하나님은 언제 어느곳에서나 자기 백성과 함께하며 그들을 위해 일하시는 분이다. - P89

십보라의 행위는 출애굽의밤에 죽음의 신의 침입에 맞서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발랐던 그 동작을미리 보여주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살기(氣)를 모세가 "넘어서게/모면하게" (pass over)한다. 모세는 출애굽의 유월절을 십보라 덕분에 미리 개인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 P104

모세를 위험에서 건진 것은 할례 자체가 아니라 피 흘림이다. 피에는생명이 있다. 피가 속죄를 이루기도 한다. - P105

즉, "엘레프"는 "군사 조직의 단위"일 수도 있다. 본문에 나오는 "보행하는"(출 12:37), "여호와의 군대"(출 12:41), "부대로 든성하여"(출 12:51, "무리대로") 등의 어구가 이런 배경을 암시한다. 이는위가 정확히 몇 명을 가리키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보통 효과적로 전쟁을 수행하기에는 12명 정도를 적정선으로 본다.‘ 이러한 추정근거하면 600 엘레프(600×12)는 7,200명이 된다. 보병이 7,200명이면 군사가 아닌 민간인을 합한 출애굽 총인구는 28,000-36,000에 이를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P112

60만 명이라는 숫자는 어쩌면 가장 부강했던 다윗-솔로몬 시대의실제 인구수를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숫자는 이집트 노예 상태로부터의 해방과 함께 시작된 출애굽 시대의 절정이었던 다윗과 솔로몬 시대의 이스라엘 인구를 나타낸다‘ 그렇게 생각하면 60만명은 하나님의 백성 모두가 출애굽을 경험했음을 나타내는, 신학적으로 해석된 숫자가 된다 - P114

그러나 이러한 본문들은 죄 없는 삼사 대의 후손을 벌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부모로부터 배워서 동일한 죄를 저지르는 후손을 벌한다는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부연하면 이 본문의 "삼사 대"는 고대 이스라엘의 대가족 제도를배경으로 이해해야 한다. 당시에 한 가족은 삼대 내지는 사대가 함께살았다. 따라서 이는 한 지붕 밑에서의 삶을 전제하여 부모가 지은 죄의 부정적인 결과가 자녀들에게 미친다는 뜻이다. 부모의 죄 때문에 자•녀가 벌을 받는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 P122

번제는 (burnt offerings) 죄를 제거하거나 사람의 본성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죄인인 사람과 거룩하신 하나님의 교제(화목)를 가능하게 함으로 속죄의 기능을 한다. - P155

소제는 (grain offerings) 신실한 예배자가 자신의 신적 영주인 하나님에게 바치는 "선물"이었다. 사실 선물을 드리는 행위는 이해관계와 무관하지 않다. 제물을 바치는 예배자도 "무언가를 얻고" 선물을 받는 하나님도 어떠한 의무를 지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물을 드리는 행위는 어느정도 "기쁨과 속셈이 결합된 행동"이다. - P157

세 번째는 "화목제" (ㅁ‘?‘ na!, 제바흐 쉘라밈, ‘peace offering")다(레3:1-17). 화목제는 선택적 제사이므로 예배자가 드리고 싶을 때 드릴 수 있었다. 화목제는 곤경에서 구원받은 것에 감사하여 한 개인이 가족 및친구들과 함께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다. 그래서 화목제는 감사제, 서원제, 자원제로 드려진다(레 7:15-16). 화목제의 특징은 예배자가 제물로바쳐진 짐승의 일부를 먹는 것이 허용된다는 점이다. - P158

네 번째는 "속죄제"(nxon, 하타트, ‘purification offering‘)다(레 4:1-5:13). 속죄제 의식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제단이나 휘장에 피를 뿌리는 데 있다. 속죄제의 피는 성막을 죄의 더러움에서 정결케 하기 위해사용되었다. 속죄제의 주목적은 "정결" 혹은 "정화다. 이 정결의 일차•적 목적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 가운데 지속적으로 임하시도록 하는 것이다. 죄는 하나님의 성소도 부정하게 하는데 거룩하신 하나님은 부정속에 거하실 수 없다. 속죄제는 예배의 장소를 정화한다. - P160

다섯 번째는 "속건제" (ows, 아샴, ‘compensation offering")다(레 5:14-6:7). 속건제의 독특한 요소는 "배상" 혹은 "보상"이다. 그래서 속건제를 "배상제" 혹은 "보상제"라고도 한다. 사람에게 저지른 악행에 대해 값을 지불함으로써 그들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처럼 하나님께도 빚진 것을배상해야 한다. - P161

구약 제사의 문자적 의미는 이제 그 생명이 다했다. 그러나 구약 제사의 영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는 예배를 통하여 계승된다. 오늘날의 예배(제사)는 온전히 하나님께 돌아가는 "완전한 선물"(소제)이며, 감히 엿볼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하나님과 나누는 보다 "내밀한 친교"(화목제)이며 세상의 모든 죄를 씻기에 족한 속죄( 번제, 속죄제, 속건제)다. - P163

레위기 16장은 대속죄일(욤키푸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대속죄일은 이스라엘의 일 년 주기에서 가장 거룩한 날이다. 이 절기는 초막절닷새 전인 유대력 7월 10일(9월 중순경)에 거행되었다.


속죄일은 모든 이스라엘 사람이 금식해야 하는 유일한 날이다. 이 날에대제사장은 지성소에 들어가서 규정된 제물을 드렸다. 이 규례는 매우엄격하여 규정을 조금이라도 어기면 죽임을 당하였다. - P167

속죄일의 첫 번째 예식은 이스라엘 자손을 대표해서 제물로 잡은 염소의 피를 가지고 성소의 부정을 씻어내는 정결 예식이다. 인간의 죄로 인하여 성전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예식은 이스라엘 자손을 대신하여 또 다른 염소를 광야로보내는 것이다. 아론은 이 염소의 머리에 두 손을 얹고 이스라엘의 모든 죄를 고백하고 염소를 광야로 내보낸다. - P169

아사셀은 더 이상 신적인 존재가 아니다. 속죄일의 아사셀 규정은 광야가 죄와 악이 머무는 곳이라는 오랜 옛 생각을차용하면서, 아사셀을 거룩한 성소와 대비되는 부정한 장소로만 보게만든 것으로 보인다. 아사셀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한 해 동안 살면서지녔던 죄책감을 염소를 운반책으로 하여 가져다 버리는, 쓰레기 하차장과 같은 부정한 공간이라는 개념으로만 남게 되었다. - P172

속죄의 염소가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짊어지고 죽기 위해 광야로보내진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도 자기 백성의 죄를 위해 예루살렘 영문밖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 예수님은 장애인, 병든 자, 범죄자등 필요 없다고 무시당하고 낙인찍힌 자가 맞아야 할 돌과 매를 대신맞으셨다. - P173

거룩한 삶이란 "윤리적 성실"과 "종교적 수행"이 동일한 열심으로 동시에 이루어 질 때만 완수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이 구조는 윤리와 종교가 하나이며 불가분의 관계임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 - P176

"온유함"(??‘, 아나브)이란 일반적인 유순한 성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겸손이나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 의존 혹은 헌신을 지칭한다. - P187

하나님은 "해석이 필요한 미리암의 예언"(민 12:6)보다 하나님이 직접 대면하여 알려주신 "분명한 모세의 율법(말씀)"(민 12:8)에최종적 권위를 부여하신다. 따라서 예언자 미리암에 대한 정죄는 앞으로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를 지탱하는 핵심적 가치가 예언보다 "모세의토라"(율법)여야 함을 단호하게 웅변하고 있다. 공인된 예언자의 계시나 영감이라 할지라도 모세의 토라에 종속되어야 한다. - P191

정리하면 구약성경의 십일조에는 세 가지 종류 혹은 용도가 있었다. 제사장의 생활비용 십일조, 제사 경비용 십일조, 약자용 십일조가그것이다. 십일조는 옛 언약의 이상적 신앙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하여주어진 아름다운 규약이다. 그러나 새 언약의 성도는 구약의 용도나 율법적인 의미에서 십일조를 내지 않는다. 그 대신 다른 율법 조항과 마찬가지로 율법의 정신을 따라서 복음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정성껏 헌금을 한다. 오늘날의 교회는 구약성경의 "율법으로서의 십일조‘가 아니라 교회전통으로서의 십일조를 드린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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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기인식이란 말의 너머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대화의 목적은 스스로 이미 아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모든 대화에 보이지 않는 그릇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이야기란 그 그릇에 괜찮은 말을 넣고 다른 말을 꺼내 가는 기술이었다. 사랑이 넘치는 대화를 나누면 더없이 따스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고, 결국 그릇은 다시 텅 빈다. 그녀는 인간 혼자서는 스스로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사랑을 나누는 행위 너머에 진짜 앎이 있다고 믿었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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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 집에 비밀은 없어요."
"비밀이 있는 곳에는 부끄러운 일이 있는 거야." 아주머니가 말한다. "우린 부끄러운 일 같은 거 없어도 돼." - P27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맛이다. 나는 머그잔을 다시 물에 넣었다가 햇빛과 일직선이 되도록 들어 올린다. 나는 물을 여섯 잔이나 마시면서 부끄러운 일도 비밀도 없는 이곳이 당분간 내 집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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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배수아 바우키스의 말

수상 후보작문지혁 허리케인 나이트

박지영 장례 세일

예소연 그 개와 혁명

이서수 몸과 무경계 지대

전춘화 여기는 서울 - P5

마침내 나뭇가지가 얼굴마저 뒤덮으며 자라나기 시작할 때,
그들은 서로에게 마지막 작별의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
잘가요, 내 전부인 사람!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그들의 입은 나무껍질로 변했다.
-오비드, <변신> 중 <필레몬과 바우키스>에서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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