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정수현. 작가; 자살한 아내, 아빠와 형을 살인. 이렇게만 나열하면 사이코패스 같으나 실제로는 상처받은 가여운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보고 사랑에 빠지고 그 여자를 지키기 위해( 사랑했던 남자로 남아야 하기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김려령의 글은 가벼운주제를 다루지 않지만 무겁지 않다. 현실의 잔혹함에 대해 눈감지 않으면서도 냉소적이지 않고 따뜻하다.

나는 지금 사랑했던 남자가 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사랑은 그렇게 간결하고 명확한 것이라 했다. "내가 죽이게 써서 십만부 넘겨볼게요." "그러자." "3부 꼭 책임지세요. 쓰기 싫다고 사라지면 가만 안 둬."
서울로 진입하면서 빗줄기가 세졌다. 와이퍼가 밀어내도, 밀어내도, 기어이 달라붙는 비. 와이퍼와 비에서 내 가족을 본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묻는다. 당신 가족은 안녕하십니까.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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