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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반성한다 - 어느 노인요양원 의사의 양심고백
나카무라 진이치 지음, 강신원 옮김 / 사이몬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이 책은 현대 의료 시스템의 한계와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한 책이다. 저자는 의사로서 대형 병원의 원장직보다 요양원에서 환자들과 함께한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 중심의 의료 행위가 오히려 인간적인 삶의 가치를 해치고 있음을 고백한다.
책은 두 가지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첫째, 병원이 제공하는 치료가 과연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현대 의료는 생명 연장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연명치료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가중시킨다. 저자는 이를 ‘생명 연장’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의료의 폭력이라 비판한다.
둘째,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을 권한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 죽음을 ‘치료의 실패’로 여기며 과잉치료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요양원에서 저자는 환자들에게 품위 있는 자연사를 맞이하도록 돕는다. 편안한 환경과 마음의 평안을 제공하며, 연명치료 대신 죽음을 준비할 권리를 되찾아 주는 데 집중한다.
저자는 병원이 아닌 곳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삶을 제안하며, 의료가 단순히 생명 연장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과 죽음을 지원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는 의료인의 윤리적 성찰을 넘어 삶과 죽음을 대하는 철학적 통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나는 자연치유 전문가로서 저자인 나카무라 진이치의 통찰과 반성에 깊이 공감한다. 우리는 점점 의료 기술에 의존하지만 증상에만 대응하는 대증요법인 의료행위는 애초부터 답이 아니었다. 그 답은 자연치유다. 이 책은 스스로의 삶과 죽음을 준비하고, 자신의 마지막을 설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료의 목표임을 상기시킨다 저자의 용기 있는 고백과 성찰은 의료기술에만 의존하는 현대 인류의 삶에서 질병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