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는 야수
토마스 뮐러 지음, 김태희 옮김 / 황소자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최근  여성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체포수법으로 널리 알려지게된 프로파일링기법을 소개한 책이다. 사실 외국에서는 연쇄살인사건이 다수 발생하자 개발된 오래된 수사기법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범죄형태도 첫 케이스이며, 프로파일링 수사기법도 처음 적용된 사례가 아닌가 한다. 

강호순의 범죄동기나 범죄유형은 몇년전 연쇄살인범 유영철과는 분명 다른 유형이었다. 유형철은 자신을 냉대한 사회에 대한 복수심리로 무차별 보복의 형태로 연쇄살인을 저질렀다. 이러한 사례는 오래전 "막가파식 살인"유형과 비슷한 유형일 것이다.  

반면, 강호순의 살인동기는 돈도, 원한관계도 아니며, 성적 배설욕구 해결차원도 아니었으며, 사회에 대한 무차별적 보복심리도 아니었다. 더더구나 심심풀이도 아니었다.  

비록 범행동기는 없었지만 범행목적은 분명히 있었다. 범행목적, 그것도 연쇄살인의 목적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의외로 간단하다. 살인행위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함이었다.  살인하는 그 순간, 순간마다  피해자와 대화를 하거나  또는 눈을 맞추어 가며, 피해자의 죽어가는 과정 과정의 반응을 냉철한 의식을 오감을 총동원하여  지켜보면서  마치 스포츠를 즐기듯 살인하는 그 과정에서 쾌락을 느끼고자 살인을 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저자는 프로파일링의 수법을 체득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그동안 수많은 사례의 연쇄살인범을 선악이라는 도덕적 규범이나 감정을 철저히 배제한채, 객관적인 제 3자의 자세를 유지한채 인터뷰하면서 범인의 잠재적 의식속에 녹아 들어 내재하는 공통적인 살해욕구를 찾아내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범인도 결국은 어린아동시절 폭력의 피해자라는 결론을 내어 놓는다.  

그렇다면 "인간이라는 야수"라는 제목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일까?  

범인을 의미하는가, 아니면 이 사회구성원이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에 대한 무의식적 폭력의 가해자(?)였을지도 모르는  우리 각자를 의미하는가??? 그 해답은 독자들의 몫인 것이다. 책 뒷면에 해답을 위한 암시가 있다. 존 스타인백은 "우리가 들어가지 못하는 경험의 세계안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지만 틀렸다. 니체는 "만일 오랬동안 악의 심연을 들여다 본 사람이라면 언젠가 그 악이 너를 들여다 보지 않을지 주의해야 한다"고....이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들은 강호순을 사이코패스라고 집단적으로 따돌림한채 비난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정상이라는 자기만족을 얻지만, 글쎄다. 저자는 오늘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나자신이 강호순일 수도, 역으로 강호순이 나일수도 있다는 강력한 경고성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다만 저자는 단순하기만한 여러 케이스의 연쇄살인범 옥중인터뷰 결과보고서를 독자가 스릴과 긴장감을 느끼도록 재미를 가하기 위하여 스릴러 소설형태를 택하였다.  

인간의 범죄심리학 내지는 사회학에 관한 호기심이 있는 독자라면 재미와 함께 "우리 사회가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사회적 덕목은 무엇일까?"에 대한 해답도 어렴풋이나마 각자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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