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스틴 평화징검돌 8
권윤덕 지음 / 평화를품은책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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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총이 한자루 그려져 있다. 붉은 띠지가 이를 감싸며 질문이 하나 던져져 있다.

 

"계엄군 총 씩스틴은 왜 광장에 남았을까?"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책을 열어 본다. 면지가 보인다.

 

군대에서 사용되는 녹색 위장무늬이다.

음..

얼룩덜룩 위장무늬를 한참 들여다 보고 있자니 머릿속에 분단의 아픔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복잡한 역사들이 순식간에 스쳐지나가고 마음속에 두려움 혹은 불안하고도 미묘한 감정들이 올라온다. 

 대한민국이라는 땅에서 이 위장무늬를 보는 개개인 저마다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들은 모두 다를 것이다. (혹시 권윤덕 작가님이 이를 노리신걸까? 생각해 본다 ㅎㅎ)

 

이야기의 시작은 1980년 봄. 오월. 광장에서 부터 시작된다.

 

 "내 이름은 씩스틴 용맹스러운 계엄군 총이다. 절대복종!절대충성!임무를 완수하러 광장으로 간다!"

 

엥? 용맹? 뭔가 싶어 읽다보니 이 책은 계엄군의 총인 씩스틴의 시각에서 씌여졌다. 오호..

참으로 독특할세~ 전혀 예상밖이라 구미가 당긴다.

 

이 씩스틴은 맨손의 폭도들과의 싸움이 너무 시시하다고 말하기도 하며, 처음으로 사람을 쐈을때의 순간을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그러나 그림은 너무나 슬프게도 당시를 찍어 놓은 사진처럼 그려져있다.

 "탕탕~" 처음을 시작으로 씩스틴은 쏘고 또 쏜다. 총열이 화약열기로 뜨거워져 숨이 멎는 듯 가슴이 답답해질때까지.. 그리고는 어찌 되었을까?

 

 뒷 이야기에는 앞서 붉은 띠지에 권윤덕 작가님이 던졌던 그 질문의 답이 있다.

 

"계엄군 총 씩스틴은 왜 광장에 남았을까?"

 

 

 

권윤덕 작가님의 그림책은 우리가 꼭 반드시 알아야하고 잊지 말아야할 우리의 아픔이 담겨져 있다. 씩스틴은 이 아픔을 큰 감정변화없이 너무나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어쩌면 이미 이 아픔을 다 겪고 지나간 우리네 윗 세대 누군가에게 전해 듣는 것 처럼..) 그래서인지 더 슬프게 느껴지는 건 나만의 생각일런지도 모른다.

 

문득 권윤덕 작가님의 위안부를 다룬 그림책인 "꽃할머니"에 있던 구절이 생각났다.

 

"세상은 바쁘게 돌아갔고, 아.무.도 꽃할머니의 아픔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할머니는 세상누구에도 말하지 않고 꼭꼭 숨기고 묻어둔다.

 

권윤덕 작가님이 그리고자 혹은 말하고자 하는것은 무엇일까?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라는 말이 생각난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룬 씩스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림책이다.

 

이런 의미있는 책을 1쇄로 (1쇄를사랑하는1인ㅋㅋ) 따끈 따끈하게 읽어볼 수 있어서 영광이다. 녹록치 않은 과정을 겪으면서도 의미있는 책들을 출판하는 [평화를품은책]에 감사를 전하며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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