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이 찾아오는 순간 - 읽고 쓰기에 대한 다정한 귓속말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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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라는 작품을 처음 만나게 된 건 어느 늦여름, 수강 중이던 교육방송의 수학 강의에서였다. 단 80분간 지속되는 주인공의 기억력 속에 녹여진 수학공식의 경이로움과 따뜻한 영상미에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마음 한켠에 포근했던 영화로 남아있는데 이러한 영화를 찍을 수 있었던 데는 바로 작품의 기반이 된 저자의 탄탄한 원작 덕분이었다.

작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기울여봤을 주제인 소설이 탄생하기까지의 비화와 계기들이 바로 이 책 "첫 문장이 찾아오는 순간"속에 고스란히 녹여져있으니 평소 저자의 작품들을 눈여겨봐왔던 이들이라면 더욱 감명 깊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이 무조건 마음에 드리라 확신한다.

소설가에 대한 동경을 품고 들른 작가의 집 너머로 형성된 저자와 마시히코 선생님의 묘한 인연의 고리는 훗날 "박사가 사랑한 수식"으로 재탄생되게 된다. 우연히 틀게 된 티비 채널에서 때마침 선생님의 모습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냉철한 사고와 차가운 이성만을 겸비하고 있을 것 같은 수학자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깨부수는 선생님의 색다른 모습에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그들의 새로운 면모와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된다. 단순히 깨달음을 얻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장면에 살을 붙여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어왔기에 하나의 스토리가 탄생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우애수는 한쪽 숫자의 약수의 합이 다른 쪽 숫자의 약수의 합이 되는 한 쌍의 숫자입니다. 처음 그런 숫자를 발견한 사람은 피타고라스입니다. 아주 먼 옛날 일이지만, 그 첫 한 쌍은 220과 284였어요."

인용된 문장 속 불특정 다수의 화자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모여 인생이라는 큰 틀이 형성됨을 느낄 수 있었다. 소설같은 인생사라는 가사도 있지 않은가. 첫 문장이 다가오는 순간은 그 누구도 쉽게 가늠할 수 없지만 현실을 마주 보고 관찰하는 눈과 언어에 귀를 기울임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조언을 따르면 빠른 시일 내에 무한한 영감이 당신에게 다정한 손길을 건네오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첫문장이찾아오는순간 #오가와요코 #타라미수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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