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 이외수의 한 문장으로 버티는 하루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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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이외수 선생님댁에 군인(병사) 최초로 찾아가 말씀드렸다.

"제가 선생님께서 주신 군대 포상휴가증으로 휴가를 나갔다가 여자 친구한테 다른 남자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너무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선생님 작품 중에 <칼>이라는 작품을 읽었습니다. 주인공 박정달이 풀지 못하고 죽은 그 행복해지는 암호가 알고 싶습니다."

그게 벌써 10년 전이다.
그 당시 강원도에서 군 복무 중인 군인들에게는 이외수 신드롬이 있었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걸그룹보다 이외수였다. 이외수가 휩쓸고 간 군부대 축제에서는 포상휴가증이 넘쳐 났고 포상휴가증을 받은 군인들 가슴에서는 희망이라는 열매가 피어났다.

<하악 하악>

내가 이외수 선생님 책을 처음 접한 건 <하악 하악>이라는 책이다.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죽을 때 한 권의 책만 가져가야 한다면 무슨 책을 가져갈래?"라고 묻는다면 난 망설이지 않고 <하악 하악>을 챙겨가겠다. 짧은데 짧지 않은 여운과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어느 순간은 <헉!> 하고 내 폐부를 찔렀고 어느 순간은 <하~> 하고 나를 반성하게 만들었다. 참 미친 사람 같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까.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참 이외수 선생님 다운 제목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외수 선생님과 가장 어울리는 제목이 아닌가 싶다. 이외수 선생님 책들은 참 신기하다. 주인공들은 죽어나가는데 분명 우울한 내용인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 내 가슴에 남는 것은 분명 <희망>이다. 죽음과 가장 근접했던 남자가 외로움과 고통을 담아 꾹꾹 눌러 쓴 몇 글자로 누군가를 살리고 있고 그중 한 명이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악하악>이 톡 쏘는 소주였다면,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는 따뜻한 해장국 한 그릇이 될 것 같다.

해장국에 소주나 한잔하러 가야겠다.
물론. 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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