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메리 셸리 지음, 이경아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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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신은 나를 증오하지. 하지만 당신이 나를 얼마나 혐오하건, 나의 자기혐오에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해.

🧟‍♂️프랑켄슈타인
🧟‍♂️메리 셰리
🧟‍♂️윌북

이 책은 호러가 아니다.. 너무나 가슴아픈 비극이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만큼이나 처참한 비극이다.
나는 프랑켄슈타인이 그 괴물(이라고 말하고 싶지않다) 이름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그 존재를 창조한 사람이 프랑켄슈타인이었다!
이 이름도 없고, 자신을 만든 사람에게도 버림을 받은 생명체의 기구한 삶을 그린 이 책은 보는 내내 “어쩌면 저렇게 최악의 선택만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까지 하도록 비극의 연속이었다.
이 생명체를 나는 괴물이 아닌 ‘금쪽이’ 라고 부르겠다. 이 금쪽이는 매우 뛰어난 지적 생명체로 스스로 글을 익히고 문명을 공부했다. 추위에 강한 몸을 빙하에 숨기고 동굴에서 은신하며 사람들의 삶을 지켜봤다. 그들이 서로를 부를때 나오는 목소리와 진동,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과 슬픈 분위기를 내는 공기의 무게, 그는 배려없이 어려운 서적들을 돌파하며 자신안의 슬픔을 정의 내리며 인간의 아름다움과 잔혹함 사이의 모순을 매일매일 확인했다.
금쪽이한테 필요한건 그저 공감이었고, 단 한명의 반려자였다. 애초에 프랑켄슈타인이 그를 버리고,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될 존재라 저주를 퍼붓지 않았더라면 그의 마음에서 분노가 피어오르지는 않았을텐데.
금쪽이는 프랑켄슈타인을 자신의 은신처로 데려가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말해준다. (그 과정에서 떼쓰듯 욕만 퍼붓는 프랑켄슈타인 대가리를 퍽퍽 치고 끌고 가고싶었다 ㅠㅠ)
자신을 버린 사람이 자기를 만들었을때의 일지를 읽어내려갔던 금쪽이의 이야기를 듣자 눈물이 차올랐다. 자신의 외모만 보고 괴물이라 소리치며 매질하는 인간들에 대한 증오심을, 그 ‘괴물’이라는 칭호에 맞게 결국 행동해버렸다는 것에서 질끈 눈을 감아버렸다. 살인은 결코 용납될 수 없지만, 그를 살인자로 만든것은 누구인가. 누가 그를 ‘괴물’로 먼저 칭하고 저주하였는가. 금쪽이는 결국 사람들의 간절한 기대에 부응한 것이라고 밖에 할수 없다. 자기를 ‘괴물’ ‘살인자’라고 했으니 거기에 응답한 것이지.
금쪽이는 자신과 똑같은 여자생명체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프랑켄슈타인은 보잘것없는 초라한 동정으로 시도를 하다가 결국 만들기를 포기해 버린다. 금쪽이는 결국 크게 분노하고 자기에게 모든 열정을 다 파괴해도 복수심만큼은 건드릴수 없다고 울부짖었다. 아 .. 이 글을 쓰고 있는데도 마음이 쩌릿하다. 나라면 그에게 반려를 만들어주고 그들을 축복해주었을텐데.
이책의 결말을 다시 쓰고 싶은 충동이 너무 든다. 금쪽이에게 멋진 이름을 지어주고 손수 옷도 해입히며 어울려주고 싶다. 그가 21세기에 탄생됐다면 비대면으로도 친구를 사귈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괴물이 울부짖었다. “함께할 반려자가 있고 한낱 짐승도 짝이 있어, 그런데 왜 나는 혼자여야 하나? 나도 애정이라는 감정을 느껴. 그런데 내가 받은 보담은 혐오와 경멸뿐이었어. 인간이여, 증오할 테면 해. 하지만 이것만큼은 알아둬! 네 시간은 고통과 불행 속에서 흘러갈 거야. 네게서 영원히 행복을 앗아갈 벼락이 떨어질 거야. 내가 지독한 불행 속에서 고통받는데 너만 행복할 작정이야? 네가 나의 온갖 열정을 다 파괴해도 복수심만큼은 건드리지 못해. 복수는 말이야. 지금부터 내게 복수는 빛이나 음식보다 더 소중해! “ - 279

🔖“누구라도 내게 자애로운 감정을 품는다면, 그에게 백배 천배로 은혜를 갚을 거야. 오직 그 한사람 덕분에 나는 인류와 평화롭게 지낼테니까! 하지만 내가 그런 생각을 해봤자 결곡 이뤄질 수 없는 꿈에 불가해. 내가 당신에게 요구하는 건 합리적이고 온당한 거야. 나와 성별은 달라도 나처럼 흉측한 피조물을 만들어 달라는 거잖아.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나는 그 정도밖에 손에 넣을 수 없고 그정도로 만족할거야. 정말이야. 우리는 온 세상과 단절된 괴물로 지낼 거야. 그러니까 서로에게 더 애착을 느끼게 되겠지. 우리의 삶은 행복하지는 않겠지만 남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 테고, 내가 맛보고 있는 불행에서 벗어날 거야. 오, 나의 창조주여, 나를 행복하게 해줘. 당신이 내게 베풀수 있는 단 하나의 은혜에 내가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게! 나도 다른 생명에 공감하고 연민을 느끼는 모습을 보게 해줘! 제발 내 부탁을 거절하지 마!” -240

#클클단#호러컬렉션 #윌북 @willbooks_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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