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뢰겔 - 16세기 플랑드르 최고의 화가 시공아트 26
월터 S.기브슨 지음, 김숙 옮김 / 시공아트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그의 그림을 맞이하며 느끼게 되는 것은 은근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힘이지 않나 싶다.
<농민의 결혼 잔치>나 <농민의 케르미스(축제)> 에서 볼 수 있는 유머러스한 생동감은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준다. 둥글둥글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여유를 찾게 되고 일상사에 있어서 교훈적인 그림을 그리면서도 흥미와 낙천적인 요소를 가미할 줄 아는 화가로서만이 아닌 그를 발견하게 되는 것은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일이다. 일찍이 보쉬의 영향으로 그와 흡사한 면이 많이 보이기는 하지만 보쉬의 그림들에서 볼 수 없는 여유와 유머는 그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재주가 아닌가 싶다.

이상하게 보이기만 하는 그림들의 알레고리는 도상학의 발달로 인해 오늘날의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시사해 주고 있어 화가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그림들이 어떤 의미를 담아 내고 있는가에 대한 발견은 하나의 기쁨을 넘어선 희열을 맛보게 해주며 아울러 그림 감상을 하는 데에 있어 진지함을 더해 준다. 더 나아가 그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분위기를 알게 되고 그림의 표현은 단순함을 넘어선 화가의 의지가 담겨져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모방의 천재라는 다소 모자람이 있는 대우를 받았던 브뢰겔의 진면목을 조금이나마 해갈시킬 수 있었던 책이었지 않나 싶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도판의 인쇄가 좋지 않아 감상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든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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