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의 꿈
유미정 지음 / 달그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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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라고 하면 육수를 내거나 멸치볶음용으로만 생각했는데 <멸치의 꿈>이라는 제목이 궁금증을 자아내네요. 얼마전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아이와 함께 읽어본 <멸치 대왕의 꿈>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떤 이야기가 들어있을지 궁금하네요. <멸치 대왕의 꿈>은 밤에 자면서 꾸는 꿈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멸치의 꿈>은 그것과는 다른 꿈 이야기일 것 같아요.

 

바닷가에서 사천구백아흔아홉 번째로 태어난 멸치가 이 책의 주인공이에요. 어느날 대륙붕 바다에서 형제자매들과 신나게 헤엄치며 놀고 있다가 달빛을 쫓아 다들 몰려가네요. 과연 멸치들이 몰려간 곳은 달빛이었을까요? 안타깝게도 달빛이 아닌 고깃배의 등불에 속은 것이네요.

 

그 일로 인해 멸치들의 인생이 180도 변하게 되네요. 바닷가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존재들이 아닌 사람들의 먹거리로 전락하게 되네요. 그 첫번째가 소금물에 팔팔 끓여지고 햇볕에 쪼글쪼글 마르는 과정이네요. 멸치들이 우리가 먹는 멸치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정말 고통스럽네요. 이런 과정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네요.

 

멸치들은 이런 과정을 거쳐서 우리 식탁에 올라오게 되네요. 하지만 이 과정이 끝이 아니네요. 대가리가 떼어지기도 하고 똥을 빼내기도 하네요. 하지만 이것은 똥이 아니라 창자랍니다. 다 떼어지고 몸통만 남은 멸치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멸치들은 어떤 꿈을 꿀 수 있을까요? 이제 정말 끝인 것만 같은데요.

멸치의 꿈을 읽으면서 작가란 아무나 할 수 있는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어요. 보통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는 멸치를 보면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멸치가 꿈을 꿀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 멸치가 하고 싶은 말이나 멸치가 할 수 있는 생각들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해요. 그리고 작가가 쓴 멸치의 말이나 생각들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책은 아이들에게도 좋지만 어른들에게는 생각할거리를 안겨줘서 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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