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탐험대, 일제의 흔적을 찾아라! 노란돼지 교양학교
정명섭 지음 / 노란돼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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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일제 강점기에 관심이 많은데 관련된 장소는 많이 데려가 본적이 없네요. 아이에게 일제 강점기와 관련된 장소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어서 이번에 서평도서로 '역사 탐험대, 일제의 흔적을 찾아라!' 를 만나보게 되었네요.

 

이 책에서는 역사 탐험가 노인호 교수님과 초등학생 동찬이가 만나 일제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 열 곳을 돌아보게 되네요. 그리고 그 장소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을 알아보고 그 시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우리가 앞으로 역사를 공부하면서 어떤 자세를 가지면 좋은지도 알려주네요. 그 장소들 중에는 익숙한 곳보다는 처음 들어보거나 낯선 곳들이 많네요. 그동안 역사적인 장소에 너무 관심을 두지 않은 것 같아 반성이 되네요.

초등학생 동찬이는 아빠의 역사 타령과 자신의 용돈이 끊기는게 싫어서 어쩔 수 없이 노인호 교수님과 함께 일제 강점기 역사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시작하게 되요. 그 첫 번째 장소가 인천 삼릉 마을 줄사택 유적이네요.

노인호 교수님과 동찬이의 첫 대화는 1910년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든 해의 이야기로 시작하게 되요. 그리고 여기서 식민지의 뜻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게 되네요. '식민지'는 '사람을 땅에 심는다'는 의미라는데 저도 이런 의미가 있는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어요. 보통 역사 시간에 어떤 용어의 개념보다는 역사적인 사실 위주로 학습하다 보니 용어의 개념을 오늘에서야 정확히 알게 되었네요.

삼릉 마을이라는 말을 듣고 저도 동찬이처럼 무덤을 생각했는데 삼릉이라는 말이 일본 회사 미쓰비시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하네요. 미쓰비시를 한자로 쓰면 삼릉이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삼릉 마을 줄사택 유적지는 1938년 일제가 군수 공장을 세울 때 지은 노동자 합숙소라고 해요.

하지만 이 줄사택은 일본인 노동자를 위한 것이어서 정작 조선인 노동자에게는 그림이 떡이었다고 해요. 첫 유적지부터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조선인이 심하게 차별받았다는 이야기를 읽으니 마음이 착잡하네요.

첫 유적지는 저희 동네에서 가까운 인천 쪽인데 저는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네요.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아이들 데리고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대전 소제동 철도 관사에요. 대전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라서 쉽게 찾아갈 수 있네요. 대전을 지나가는 경부선 철도가 놓이게 되면서 철도 종사자들이 머물던 관사를 지어주게 된거네요. 하지만 이 철도는 우리 것을 빼앗아서 일본으로 싣고 가기 위해서 놓인 것이라서 충청남도에서 가장 큰 도시인 공주가 아닌 일본인들이 자리잡기 편한 대전을 지나가게 만들었네요. 이 곳도 삼릉 마을처럼 거의 일본인이 사용하던 곳이었네요.

 

세 번째 유적지인 대전역 근처 옛 충남도청을 거쳐 네 번째 유적지는 전북 군산 내항이네요. 군산에서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고 유적지는 방문하게 되요. 이들이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는 일본식 주택과 정원으로 구성된 군산의 대표적인 게스터 하우스인 고우당이네요. 군산항은 개항을 하면서 커진 곳이고 이 곳을 통해서 조선에서 일본으로 약 20 퍼센트의 쌀이 거쳐갔다고 하네요. 갯벌을 매립 공사까지 해서 쌀을 수탈해갔다니 정말 일본은 지독하네요.

이 곳에는 지금도 일제 시대 지은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네요. 군산 근대 건축관, 군산 근대 미술관, 군산 근대 역사 박물관, 호남관세전시관 등이 있어요. 동찬이는 이 곳에서 부잔교를 쓰다듬으며 일제 시대의 아픈 흔적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마음 속으로 되뇌이네요.

채만식은 군산을 대표하는 문인이에요.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는 군산이 자주 등장하네요. '탁류'는 글자 그대로 혼돈에 빠진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당대의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네요. 채만식은 '탁류' 이후에 '치숙'이라는 작품 속에서도 일제 시대의 암울한 현실을 잘 표현하도 있네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치숙' 발표 이휴 채만식은 본격적인 친일 문학인의 길을 걷게 된네요.

일곱 번째 유적지는 서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이에요. 큰아이는 몇 번 다녀온 곳이지만 저는 아직 가본 적이 없어서 굉장히 궁금하고 가보고 싶은 곳이라서 더 집중해서 읽었네요.

이 유적지 이야기를 하면서 '을사조약'과 '을사늑약'에 대해서 나오는데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을사조약'이라고 배웠는데 지금의 아이들은 '을사늑약'으로 배운다고 하니 참 다행스럽네요. 왜냐하면 조약은 양쪽이 서로 동의한 상태에서 맺어진 것이고 늑약은 억지로 맺은 조약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을사늑약으로 배우는 것이 맞네요.

서대문 형무소 유적지를 둘러보며 아픈 역사를 살펴보았는데 또 하나의 서대문 형무소인 옥바라지 골목에 대해서도 이번에 알게 되었네요. 서대문 형무소 맞은편에 있는 오래된 동네는 형무소에 갇힌 독립운동가의 가족들이 옥바라지는 위해 자리잡은 곳이라서 옥바라지 골목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이 곳이 재개발이라는 명목 때문에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고 현재는 이미 철거가 완료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분양이 완료된 상태라고 하네요. 그래서 이 곳은 새로 만들어질 기념 공간과 사진과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곳으로 남게 되었네요.

 

여덟 번째로 방문한 곳은 용산 거리와 철도 병원이에요. 동찬이는 노인호 교수님으로부터 용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이봉창 의사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네요. 이봉창 의사가 용산역에서 역무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고 일본인으로 살려고 가족과 인연도 끊고 기노시타 쇼조라는 일본 이름으로 산 적도 있다는 거에요.

용산 병원은 폐쇄되어 있어서 들어가 볼 수가 없었고 안타깝게도 이 곳도 용산 재개발로 철거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노인호 교수님의 질문처럼 이런 역사적인 건물은 없애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남겨 놔야 할까요? 이 책을 읽는 분들뿐만 아니라 대한 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네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일제 시대의 흔적들을 노인호 교수님과 초등학생 동찬이와 함께 둘러 보았어요. 아이는 이 책을 읽고 역사 유적지들에 대해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고 직접 가보고 싶다고도 했네요. 저는 아이의 생각에 덧붙여서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도 중요하고 유적지를 방문하기 전에 미리 공부하고 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또 유적지에 대해 공부하고 방문한 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책은 유적지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사실도 알려주고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줘서 좋네요. 유적지에 대한 소개 이후에 용어 설명과 노인호 교수의 알림장을 통한 정보들, 동찬이의 내비를 통해 유적지를 찾아가는 방법들까지 알려줘서 이 책 한 권 들고 각각의 유적지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책 한 권을 통해서 일제 시대 유적지에 대한 공부도 하고 역사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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