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여왕 미래그림책 152
루타 브리드 지음, 김서정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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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는 라트비아 작가의 책이라는 소개와 아이들보다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라는 소개에 끌려서 서평도서로 신청해서 읽어보게 되었어요. 받자마자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크기에 놀랐네요. 책의 크기는 작지만 이 작은 책 안에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니 더 기대가 되네요.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작은 빌라에 레나타라는 여자가 살고 있었어요. 레나타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견딜 수 없는 소리 때문에 살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 중에서 가장 싫은 건 갈매기들과 그 찢어지는 울음소리였어요. 그림 속에 표현된 레나타의 얼굴만 봐도 얼마나 싫어하는지 느껴질 정도네요. 갈매기들은 왜 유난히 레나타 근처를 맴돌며 울어대는 걸까요? 레나타는 갈매기 고발 편지를 써서 시 의회에 보내기도 하고 1층 사람이 갈매기에게 주는 생선을 모조리 쓸어 담아 와서 점심으로 먹어치우기도 했어요.

 

하지만 바로 그 때, 완전히 새로운 소음이 등장했어요. 2층에 이사온 아코디언 연주자가 날마다 발코니로 나와서 갈매기에 대한 노래를 불러 대는 것이었어요. 레나타는 2층으로 내려가 문을 두드리며 야단을 치고 시 의회에도 계속적으로 편지를 보내 항의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네요. 레나타는 왜 자신만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자기가 왜 그렇게 갈매기를 싫어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네요.

 

그런데 진실은 다른 곳에 있었어요. 사실 레나타는 저 멀리 바다 건어, 해가 절대로 지지 않는 바위섬 갈매기 왕국의 갈매기 여왕이었어요. 하지만 높은 왕좌에 앉아서 싱싱한 생선과 바닷물을 먹고 마시면서도 레나타는 외로움과 그리움에 안절부절못했어요. 그녀는 여왕을 위해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바래왔죠. 그러다 어느날 외로움이 견디기 힘들어서 바위틈에 있는 물 주전자의 물을 모두 마셔버리고 지금의 레나타가 된거에요. 그리고 갈매기들은 갈매기 여왕을 되찾기 위해서 매일 레나타 곁에 와서 울었던 거고요. 과연 레나타는 기억을 되찾고 갈매기 여왕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레나타와 2층에 새로 이사온 아코디언 연주자의 사이는 어떻게 될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아이들보다 엄마들에게 더 권하고 싶은 책인지를 느낄 수 있었어요. 엄마들도 일상이 고단할 때 모든 것을 잊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갈매기 여왕이 그랬던 것처럼요. 그래서 갈매기 여왕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네요. 하지만 엄마들은 잊고 싶다고, 나만의 삶을 찾고 싶다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죠. 그런데 갈매기 여왕처럼 레나타가 되어 자신이 아끼던 신하들을 싫어하면서 사는 삶은 과연 행복할까요? 엄마들이 가정과 아이들과 멀어져서 자신만의 삶을 찾아간다면 과연 그 삶은 행복할까요?

이 책은 크기가 작은 아이들용 작은 그림책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제자신을 돌아보게 하네요. 지금의 삶이 좋은 건지, 지금과는 다른 삶이 행복한건지... 아이들에게는 단순하게 읽힐 수 있는 책이지만 어른들에게는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 주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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