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유골 캐드펠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내 감정을 이렇다 할 확실한 말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서도, 단 한 가지 사랑스럽다는 말밖에는 하지 못하겠다. 주인공도, 약간은 어설픈 범행도, 화려한 수식도, 심지어 결국 밝혀지는 범인들까지도. 나에게는 그저 사랑스러울 뿐이다.

굉장히 인간적인 소설이라고나 할까? 이 시리즈의 공통된 모티브는 바로 그거다. 다른 추리 소설들처럼 쓸데없이 잔혹한 범행이 난무하지 않아도, 복잡미묘한 트릭이나 복선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도 그것일 게 분명하고. 그런 것들이 굳이 필요할 이유가 없을 게다. 그것들 없이도 충분히 아름다운 소설이기 때문에.

작가가 예순이 넘은 나이에 집필하기 시작해서 그럴까? 인간이라는 존재, 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묻어나오는 것은. 나도 이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할머니로 늙을 수 있다면 좋겠다.

또 한 가지, 분명히 이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되어 있지만, 가능하면 순서대로 읽는 게 좋을 것이다. 사건의 이해 같은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휴 버링가의 변모랄까? 그걸 마치 부모 같은 기분으로 흐뭇하게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쩌면 이 시리즈가 휴 버링가의 성장 소설 같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나뿐일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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