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소설가가 적어낸 요가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요가와 글쓰기에 대해 다시 감각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문장으로 만나는 ‘요가’ 는 제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깊은 세계였습니다. 통증을 통과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그런 고통은 부족한 ‘나’만이 겪는 것이 아니라 작가님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천천히 통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립니다.“ 나는 알고 있다. 다시 시작해도 나는 앞으로 점점 더 요가 실력이 후퇴하리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가를 계속하기로 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뒤로 물러나는 것들이 남겨놓는 무늬들을 끌어안기로 한다.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것.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다고 해서 계속해서 그렇게 살게 되지 않는 것.결말을 알지 못한 채 앞으로 나아가보는 것. 이것은 희망이기도 하고 절망이기도 할 것이다. ”요가와 글쓰기는 때때로 들이는 시간만큼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후퇴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닮아있습니다. 어쩌면 요가와 글쓰기뿐만 아니라 애쓰는 모든 일들이 그렇지만, 뒤로 물러나는 무늬마저 끌어안겠다는 작가의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문단은 종이에 따라 적어보고, 마음이 허무해질 때마다 펼쳐보고 싶습니다. 희망과 절망을 모두 닮은 그 모호하고 괴로운 시간들을 통과하며, 나아갈 용기가 생기는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