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쥐스틴 레비 / 민음사 / 1995년 9월
평점 :
절판


딸은 카페에서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모성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며.

자전적인 소설. 프랑스 지성을 대표하는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딸. 스무 살 넘어서 발표한, 아직은 설익은 작품. 날것의 언어가 정제되지 않고 툭툭 튀어나와 오히려 신선하다. 아니, 그녀의 삶, 엄마의 삶 자체가 신선하고 독특하다.

 

엄마. 무척이나 아름다워 거리에 나서면 모두가 쳐다보는 엄마. 그러나 아빠에게 바람맞은 엄마. 눈길 마주치는 모든 남자에게 웃음을 던지고 유혹을 받는 엄마. 언제나 금방이라도 누구의 손짓에 뛰어나갈 것 같은 엄마. 그런 엄마를 보면 딸은 모성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딸에게는 스무 해 전의 아빠와 엄마의 사랑이 불가사의 하고, 헤어짐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 아니다. 너무 쉽게 이해가 된다. 그녀 자신이 지금 그런 길을 걷고있으므로. 그렇다면 딸은 또하나의 위험한 모성을 잉태하고 있는 중이다.

 

엄마와 아빠는 68세대. 유럽에 새로운 변혁을 가져온 세대. 딸은 이름 부칠 수 없는 신인류의 세대. 본인도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독특한 변종.

 

하염없이 기다리는 만남의 시간. 그러나 결국 만나지 못하는 만남.

이것이 새로운 시대, 신인류가 짊어져야 할 삶의 주제이지싶다.

 

사족 - 누군가 그랬다. 가족이란 누가 보지 않으면 갖다버리고 싶은 존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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