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얼마 전 읽은 `눈먼 자들의 국가`에서 소설가 김애란은 자신과 몇몇 작가들이 참여했던 북콘서트의 일화를 썼는데요. 그곳에 자리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아내에게 사회자가 `지금 당신을 가장 절망케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하고 묻자, `저를 가장 절망하게 만든 건, 더 노력해야 된다는 말이었어요.`라고 그녀가 대답했다 합니다. 열심히 살아도 더 열심히하라는 대답밖에 돌아오지 않는 사회. 힘들다는 토로에 무감각해진 사회.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는 누구못지 않게 열심히 산 사람이지만 자신이 사회로 나온건 `열심히 하지 않아서`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합니다.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열심히 살아갈수록 사는 게 왜 더 힘들어지냐는 물음들이 마음에 맺힙니다. 그래서 계속해보겠습니다, 라는 황정은의 소설 제목은 아픕니다. 그저 계속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우리에게 계속한다는 것은 유일한 희망일까요, 또 다른 절망의 시작일까요. 누군가의 다짐 같기도, 외침 같기도, 울음 같기도 한 제목이 함의하고 있는 것들을 알아가고 싶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에게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합니다. 그럼에도 계속해도 되겠냐?는 질문을 가슴에 품고 이제 그녀에게 좀 징징거려 볼 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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