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작가 '유디트 바니스텐달'의 그래픽 노블은 그림과 문장의 장점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62p 말을 안 한다고 고통이 사라지는 건 아냐. 책 속 폴라의 말처럼말을 하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을, 분명 그 자리에 있을 것들을 그림으로 이야기한다. .62p -폴라 : 인생이 아름답다고? 천만에, 지긋지긋한 게 인생이야...어제 타마르가 울고 있더라. 자기 아빠가 토하는 걸 보고는...-미리암 : 알아요...-폴라 : 아니, 넌 몰라. 우리랑 살고 있지 않잖아. 그렇지.가까이에서 지켜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지.결국 자신만이 알 수 있지.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향해 가는 발걸음은어차피 어떤 말로도 풀어낼 수 없는 것이기에,누가 대신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각자의 방법으로 고스란히 견뎌내는 시간,그 내면의 치열함을 지켜볼 수 밖에 없어서머뭇거리며 보게 된다. 누군가는 쉽게 읽힌 책이 내겐 왜 이리 무거울까. 그럼에도 삶의 표현이 사랑스러워서그림이 예뻐서자꾸만 펼쳐보고 있으니 이를 어쩜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