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갔었어...라고말 끝을 흐리며 내게 말문을 여는 듯한 제목. 첫 장부터 호락호락하지 않았다.아직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목구멍이 뜨거워지는 것을 꾹꾹 눌러가며 읽어갔다. 누군가의 삶에 다가가는 발걸음만큼 무.겁.게.글자 하나 하나가 뚜벅뚜벅.긴 시간동안 독자 앞에 나타나지 않았던그런 작가의 마음처럼 다가왔다. 아버지.계속 나를 바라봐주는 아버지언제고 '꽉 잡아라.' 고 말해줄 것만 같은 아버지양 대문을 항상 열어놓고 언제든 누구든 반기는 그런 아버지그리고더 많은 모습을 품고 살아온 나의 아버지....빨리 읽히지만꼭꼭 씹어서 읽고 싶었다.아버지의 긴 삶만큼많은 생각의 주머니들을 건드려 놓아 어쩔 수가 없었다. 아버지 개인의 역사 뿐 아니라이전 세대의 역사를 돌아보게 되어마음이 아릿하고, 유년시절 언젠가는 만나봤을 듯한 풀내음과 햇살과 바람...이 떠올라 미소지어지기도 하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과 겹쳐지는 것이 있어현실을 돌아보기도 하고. 그랬다....어느 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내 아버지를이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더 자주 전화해야지. <74p 아버지는 어느날의 바람 소리, 어느날의 전쟁, 어느날의 날아가는 새, 어느날의 폭설, 어느날의 살아봐야겠다는 의지,로 겨우 메워져 덩어리진 익명의 존재. 아버지 내면에 억눌려 있는 표현되지 못하고 문드러져 있는 말해지지 않은 것들.> #아버지에게갔었어 #신경숙 #신경숙장편소설#창비 #따뜻한아버지 #노년의부부 #울먹울먹 #아버지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