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 김정아 소설집
김정아 지음 / 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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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 : 가시


 

  이 책 '가시'는 김정아의 첫번째 소설집이다.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제 중 가장 인지도 높았던 인권영화제 프로그래머로 10년 일했다는 김정아 작가는 삼사십대를 인권운동과 함께 보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의 소수자나 낮은 곳에 있는 자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들의 현실을 보고, 그들을 위해 운동하던 사람이니만큼 이 소설집에 쓰인 글들에는 현장감이 있다.


  오랜 시간 한 곳에서 영업을 했지만 철거를 당하게 되고 그럼에도 정성들여 마지막 국수를 삶는 할머니와 그 할머니의 국수를 배달하기도 하는 커피 파는 한 여인과 용역깡패들, 계속해서 실직하고 그래서 결국 가족이 하는 정당하지 못한 일에 발담그는 한 가정, 파업에 힘쓰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전과자, 파업과 농성 투쟁을 하다가 실패하고 택배기사를 하며 자식과의 틈이 점점 벌어지는 한 어머니, 부모가 가출해 알콜중독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여자아이 등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어 그들의 아픈 '가시'에 관한 내용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극적인 사건을 특별히 부각하지 않고 그들의 일상적인 일들을 나열해나가기만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제목인 '가시'가 퍽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팍팍한 삶과 그들의 곪은 상처를 보고, 또 짐작할 수 있다. 책 표지에도 띠지로도 가려지지 않는 가시가 박혀있다. 하얀 표지에 박혀있는 가시를 보며 그들의 상흔에 관해 생각해본다.


  책의 뒷부분에는 그 당시의 시대상황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다. 계속해서 대통령은 박정희일 것 같던 그 시절, 7-80년대 급작스러운 산업화의 물결에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경제성장에만 몰두하고 변화에 적응하는데 벅차 신경써주지 못한 그 세대 그 사람들의 인권. 작가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단편으로 나열하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시가 무엇인지 리얼리즘을 추구했다. 이런 이야기들이 결국 한 세대와 한 세대가 이해할 수 있는 작은 발판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 시절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시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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