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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연장통 - 인간 본성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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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코코는 요새 발정기가 됐는지, 시도 때도 없이 내 정강이를 잡고 허리 왕복 운동을 한다.
앞발로 정강이를 야무지게 잡고서 지금까지 본 코코의 모습 중 가장 진!지!하게 그 일을 한다.

전중환의 '오래된 연장통'에 나오는 이야기로는 야생에서의 동물들 중 배란기의 암컷은 그런 식의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일단 배란기의 암컷은 가임기간이므로 신중하게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전해줄 매력적인 수컷을 찾기 위해 튕기기도 하고, 간도 보고 한다는 것.
수컷과는 달리 암컷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전달할 메신저는 단 하나의 수컷. Winner takes it all!!!!

불행히도 인간과 같은 생활환경에서 살며, 다른 동물친구들과는 어울릴 기회를 잃어버린 우리 코코같은 애완동물에게는 이런 '튕기기'의 본능이 사라졌으므로, 사람남자의 정강이를 남자친구 대용 정도로 생각해 그런 행위를 한다고 한다.

전중환의 '오래된 연장통'은 진화론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인간이 하는 많은 행동들이 진화의 결과물이며, 이른바 본능이라고 알고 있는 우리의 행동들도 이유를 가진다고 쓴다. 한 마디로 진화적 관점에서 본 인간본성.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갔을 때 구석자리에 대한 선호는 인류의 조상이 적으로 부터의 침입 내지 유리한 조망권 확보에 대한 본능이 발현된 것.

-상품의 목적을 뛰어넘는 과시적 소비에 대한 선호는 공작새의 날개처럼 차고 넘치는 건강미 내지는 능력을 뽐내긴 위한 구애 행위에서 비롯됐다는 것.

-종교는 심리적 적응에 대한 부산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안전빵으로 침입자나 위해세력의 존재를 일단 가정해서 생존 내지 번식을 하는 것이 더 이롭다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낫다는 학습. 그 이후 그 불확실함의 유령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신의 존재를 개발.

등등...
지은이 자신도 이런 끼워 맞추기 식처럼 보이는 진화생물학이 인간의 행위를 예측하고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먼저 깔고 시작한다. 
본능처럼 보이는 인간의 행위패턴들에 대한 데이터를 소재를 가지고 요새 많은 책들인 나온 것으로 안다.
경제쪽의 소비심리이론이나 정치에서의 프레임이론 등이 크게보면 인간은 어떻게 생각하게 되있다라는 설명을 길게 해놓은 것 같다.
알면 알수록 우리는 똑똑해질까 아님 '똑똑'해진 사람들의 손에 놀아나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며 놀라움 반 걱정 반으로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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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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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단편소설이 소설의 요체라 믿던 한 대학시절 교수님은 이야기가 길 필요가 뭐가 있냐 하셨다.
태백산맥이나 토지나 그렇게 길게 쓸 필요가 뭐가 있었냐라는 교수님의 얘기를 들으면서 단편소설의 미덕을 강조하시기 위해서 저렇게 굳이 이야기 하시는구나 싶었다.
그 당시 그 교수님의 단편소설 사랑의 근거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청해 듣지는 못했다.(혹은 들었지만 기억이 안나거나....)

단편이나 장편이나 저 나름의 호흡이 있고, 작가나 독자나 대하는 방식은 다를 것이다.
장편소설에 길들여져서 기승전결을 굳이 나누고 찾는 독서습관이 있다면 단편은 읽기에 반죽만 끝낸 피자정도 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단편소설에 길들여져 있다면 이 얘기 저 얘기 다 끌어다 붙여서 먼 길 에둘러 가는 길을 알려주는 네비게이션 같은 장편소설을 원망 할 수 도 있겠다.

내 생각에 단편의 미덕이라면 역설적이게도 '마지막 문장의 어정쩡함'이다.
독자들에게 주제의식 따위에 대한 강박을 벗어버리게 해주고, 무엇을 생각하든 너의 자유로다...라고 선언하는 듯한 툭 던지고 빠지는 마지막 문장.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끝이 아니기에, 이야기 바깥에서 한창 구경을 하던 우리(독자)들은 싱겁게 끝난 이야기를 보며 어리둥절 또는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또 나름대로의 2차적인 정신적 방황...

아래는 재미로 다시 들쳐본 김영하의 단편소설집에 실린 소설들의 마지막 문장들.

"그리고 그 아래에 이렇게 덧붙였다. *찬찬히 생각해볼 것!"-로봇
"노랗게 빛나는 환한 터널이 택시를 삼키자 수진은 눈을 감았다"-여행
"영원히 입을 다물 수 없게 된 박제 악어는 언제나 허공만을 응시하고 있다."-악어
"그녀의 피부가 눈부셔 모두 눈을 감았다."-명예살인
"그들은 계속 먹고 마셨다. 그야말로 꾸역꾸역이었다."-아이스크림

소설집의 이름처럼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모르니 너 맘대로 한번 생각해보라는, 또 거기서 교훈을 찾고 싶으면 찾던지, 삶의 단면을 발견할 수 있으면 하라는 식. 
시들도 단편소설화(?)된 경향이 많아진 요즘, 무언가에 대한 영감을 그야말로 원샷 원킬로 찔러주는 단편소설의 역할은 세상의 모든 장편들의 프로토타입 일 것이고, 마라톤 같은 우리 삶에 만나는 전체인지 부분인지가 항상 헛갈리게 생긴 묘한 지도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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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 Z 밀리언셀러 클럽 84
맥스 브룩스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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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백악관에서는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 적이 없군요."

"이 사람이 정말 사태 파악 못하시네. 당신이 정말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소? 범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냐고? 질병, 실업, 전쟁, 아니면 다른 사회적인 질환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소? 절대 아니지. 그나마 바랄 수 있는 건 사람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만 그 문제들을 관리해 주는 거요. 이런 건 냉소주의가 아니라 성숙이라고 부르는 거요. 비를 멈추게 할 순 없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지붕을 만들어 놓고 새지 말라고 빌거나, 아니면 최소한 우리에게 표를 던질 사람들은 비를 맞지 않게 해주는 거지." -99 page.

정확한 시점은 나오지 않는다. 좀비와의 전쟁이 시작된 지 20여년이 지난 시점. 이 인터뷰는 세계각국에서 이 전쟁을 다양한 자리와 직업을 통해 겪은 사람들의 회고들로 채워진다.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아니 발견된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어느 마을의 일화부터 일종의 위약을 팔아서 한 몫 챙기는 사람, 피난을 위한 시간을 벌기위해 인간미끼를 세워두는 정치인의 일화 등 좀비와 맞딱드린 사람들의 다종다양한 모습들이 나온다.
좀비물이야 영화로는 많이 보고 게임으로도 접해본 적이 있지만, 책으로 이런 좀비물을 읽은 적은 처음이었다. 오히려 책과 영상매체가 다른 점이라면 좀비물이 가진 좀비의 형상에 대한 혐오보다는 그 반대에서 좀비의 모습을 보고 대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주가 되는 것이었다. 시각적인 자극이라는 면에서 봤을 땐 좀비물의 주인공은 어찌보면 최대한 혐오스럽게 연출된 좀비일 수 있다. 하지만 상상에 의존하는 '글자좀비'들은 그저 영화에서 봤던 좀비들의 흐릿한 기억의 재현일 뿐 충격까지의 상태로 사람을 몰고 가게 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더 유의해서 보게되는 부분은, 그리고 유의해서 보게 될 수 밖에 없는 부분은 좀비와 맞서는 사람들이다.

인간들은 주위가 초토화된 이 상황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사회는 어떻게 돌아가게 되는지, 또 이렇게 전 지구적인 스케일로 좀비전쟁을 묘사하게 되면 각국의 기존 정치적 지형은 어떻게 형성될런지가 '드디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위의 인용한 것과 같이 어떤 구세주라거나 '슈퍼파워'를 염두해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엄청난 고난에 처한 그것도 동시적으로 난생 처음 겪어보는 고난에 처한 인류를 상상해보고 그게 어떤 의미 일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헐리웃 영화처럼 특공대 하나가 나와서 좀비들을 싹다 정리해버리고 그런 거 없다. 그리고 정의롭지 않은 위정자들은 '관리'를 할 뿐 '해결'을 능력도 생각도 없다.
지지부진하게 상황은 진행되고, 좀비들은 "식량도 필요 없고, 탄환도, 연료도, 심지어는 마실 물이나 숨 쉴 공기도 필요없"는 상황에서 인간들과 맞선다. 
너무나 압도적인 적, 너무나 깨지기 쉬운 인간들의 평화.
평화로운 시기, 문명사회에서 잘 나가던 회계사,변호사,펀드매니저는 못질 하나 못하고 창문에 유리도 못 갈아끼우는 무능력한 신세가 된다.  

"좀비를 죽이는 유일한 방법이 뇌를 파괴하는 것이라는 게 아이러니요. 좀비란 게 한 무리로 모아 놔도 딱히 공동의 두뇌라고 할 만한 게 없잖소. 지도부도 없고, 명령계통도 없고, 이렇다 할 의사소통이나 협력도 전무하고. 암살해야 할 대통령도 없고 칼로 난도질해 버리고 싶어도 쳐들어갈 본부 은신처도 없어. 좀비 하나 하나가 스스로 자급자족하는, 자동화된 부대이고 이 마지막 이점이 이 전투의 본질을 한마디로 요약해 주는 거요."-426page

P.S.
코맥 맥카시의 '로드'가 이런 대재앙에 맞서는 사람들의 내면에 초점을 뒀다면, 이 작품은 어느 정도 위를 날라다니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굳이 비교하자면 '로드'가 인간극장이면 '세계대전Z'는 뉴스데스크 또는 CN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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