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별빛 전사 소은하 창비아동문고 312
전수경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주는 다양한 우주인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고 모든 우주인은 저마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어.”


주인공 ‘소은하’는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조금 특이한 아이다. 따돌림을 당한 적도 있고 반에서는 몇몇 아이들이 은하에 대한 험담을 은근히 조장한다. 그런 은하는 ‘유니콘피아’ 라는 게임에서 별빛 전사라는 아이디로 활약하고 있다. 어느날 은하의 손목에 별표식이 생겨나고 은하는 자신의 엄마가 우리 은하에서 500만 광년 떨어진 헥시나라는 외계 행성 출신의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문학은 시대를 반영한다. 그건 어린이문학도 예외는 아니다. 교과서에 실렸던 전후 문학도 그랬고, 민주화운동 시대에 쓰였던 소설도 그랬다. 창비에서 새로 출간된 <별빛 전사 소은하>는 SF 장르 문법을 차용한 어린이 소설이다. 과학적 이해와 상상력이 필요한 현재 어린이 세대를 위한 소설이었다. 그러면서도 사회와 개인의 협력, 실패를 통한 성장이라는 아동문학의 필수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다. 게임, 가상 현실, 우주론에 관한 소재를 차용하면서 이전 시대의 어린이문학과 현재의 어린이문학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었다.



#별빛전사소은하 #어린이책 #한학기한권읽기

우주는 다양한 우주인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고 모든 우주인은 저마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어. - P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계에서 - 청춘의 아름다운 방황과 불안에 대하여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사람들이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한다. 그중에서도 반드시 ‘떠나야만 하는’ 강한 흐름을 만나게 되는 어떤 사람들이 있다.

방황을 동경한 작가. 그래서 한때는 순례길에 오르고, 한때는 세상을 부유한 기록이 <경계에서>라는 시집으로 남았다.

일상이라는 것이 매일매일 똑같이 돌아가는 루틴과 고정된 장소 속 스며든 안정감이라면, 여행은 연속성을 기약할 수 없는 불확실의 반복이다. 화자는 ‘생의 감각을 회피’하기 위해 그 불확실성으로 뛰어든다.(“현기증”) 그것은 그가 ‘미지의 낯선 의미들’에서(“경계에서2”) 구원을 건져내려는 시도이다.

하지만 돌아올 곳이 있는 이상은 아무리 먼 곳까지 도달했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밖에는 없다. 귀환 후에 남은 것은 ‘피로와 상처’ 뿐이지만 ‘방황은 아름다웠’으므로(“당신에게, 고백”) 그는 결국 돌아와 제 발자취를 엮어 만든 지리서를 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
우쥔 지음, 이지수 옮김 / 오월구일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축약해서, 이 책은 이런저런 인생을 살아온 아버지가 두 딸에게 보내는 편지다. 일반 자기계발서, 혹은 힐링 책과는 처음부터 궤가 다르다.

어느 순간부턴가 '힐링'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이야기들은 듣는 순간에는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물론 너무 열심히 달리다가 지쳐 번아웃이 온 사람에게는 충분히 도움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길에서 방향조차 잃은 사람들에게는 다른 결의 지침서가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건 모두 알고 있다. 그럼 우리가 그 속에서 어떻게 우리 자신을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까?

글에 도입부에서부터 저자는 "소통은 쌍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떄로는 경청하는 것이 조언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나는 사실 여기서부터 저자가 좋은 아버지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부모로서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자녀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자기가 못 다 한 꿈을 자식에게 전가하지 않는다. 당연한 이야기로 들리지만 부모 입장에서는-더군다나 아시안 부모라면-실천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나는 부모가 돼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어떻게 하면 진실되고 침착하게 소통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굳이 편지라는 매체를 선택한 것도 흥미롭다. 소통과 교육 자체에 대한 나름의 철학과 고민이 없으면 하지 못할 선택이다. 이런 면에서 저자를 조금 더 믿고 책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저자가 보낸 편지에 딸들이 어떻게 답장했을지도 궁금하다. 책에서는 짧게 딸들의 동향만 설명되어있다. 딸들은 대부분 아버지의 충고를 이해하고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아버지가 강압적으로 명령했기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가 논리를 가지고 조리있는 설명을 충분히 덧붙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빠 말을 이렇게까지 따르지 않았는데 놀랍기도 하고.(ㅋㅋ)

이 책을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독자층은, 고등학생 혹은 스무 살 무렵의 젊은 층들이다. 혹은 이제 막 사회 생활에 입문한 사회 초년생들이 읽어도 좋다. 고등학생이라면 왜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왜 좋은 학교에 들어가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고, 스무 살이라면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어떤 일들이 있을지 예비해 볼 수 있을 것이고, 사회 초년생들은 맞부딪히게 될 문제에 대해 어느정도 해답을 찾을 것이다. 책에 있는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을 수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미 알고 있지만 그동안은 와닿지 않는 내용도 있었고, 좀 더 빨리 알았다면 좋았을 내용도 있었고, 장차 살아가면서 써먹을 만한 내용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었다. 사회에 나와서 깨달은 것은 '어디에도 정답은 없고, 누구도 정답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옳은 방향으로 누군가 키를 돌려줄 수는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내가 책임져야 할 선택을 만날 때 도움이 될 만한 지침들을 많이 얻었다.

특히 내가 재밌게 읽었던 챕터는 돈과 일에 대한 태도였는데, 이미 내가 이십대 후반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ㅋㅋ..) 그것도 있지만 내가 지금 당장 처한 현실의 문제에 대해 행동하는 법을 가르쳐준 챕터이기도 하다. 내 앞날에 무수한 유혹과 갈등이 있을텐데, 그 속에서 도덕성을 잃지 않는 법을 끊임없이 알려주는 것이 좋았다. 이런 교육은 세상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책장을 덮으면서 곰곰이 떠올려보니, 내가 이미 아빠에게서 들은 내용도 제법 되는 것 같았다. 타인이 쓴 책을 읽으며 감동을 받으면서, 왜 정작 내 가족의 말은 흘려들었던 걸까. 이런 인간의 어리석음... 후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탈코르셋 : 도래한 상상
이민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 오프라인 서점에서 한동안 근무한 적이 있었다. 판매하는 상품 중에 '어린이용 메이크업 키트'가 있었다. 놀라운 것은 그것을 사가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어릴 적에도 그런 비슷한 것은 있었지만, 구매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도 않고 대개는 모양을 흉내만 낸 가짜 장난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요근래 판매하는 제품들은 실제로 화장을 할 수 있게 내용물이 들어있으며 수요도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점에 방문하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자연스럽게 자주 보게 됐는데, 내 세대 때보다 화장을 한 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비율도 그렇지만, 특히나 화장하는 연령이 더욱 낮아졌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들도 적지 않게 화장을 하고 있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정말 절실하게 생각한다. 이미 이 문제에 경각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선택의 문제에 봉착"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을 적극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이미 한국의 현실이다.





이민경 작가의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는 그야말로 '페미니즘 실천서'였다.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빻은 질문'에 어떻게 대항하느냐가 <우리에겐~>의 내용이었다. <탈코르셋:도래한 상상>은 사뭇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언뜻 '탈코르셋 이론서'처럼 보이는 이 책은 그동안 국내에 있었던 탈코르셋 논의에 대해 쭉 훑어내려가며 맥을 짚어주는 한편, 탈코르셋 운동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반박들에 오목조목 답글을 달았다. 탈코르셋 운동가들에게 언어를 보태준 셈이다. 저자는 연구가로서의 입장을 넘어, 또 한 사람의 참여자로서 몫을 보태고 있다.





여성들은 왜 '맨얼굴'을 기본값으로 여기지 못하게 됐을까? 수업에 늦었는데도 화장을 하는 사람, 하이힐을 벗고 운동화를 신고서야 '제한된 이동성'을 깨달았다는 사람, 아파서 살이 빠진 것을 보고 '부럽다'고 했던 여자 친구들과 스스로도 기쁨을 느꼈던 사람, 생활비 때문에 보일러를 틀지 못하면서도 끊임없이 옷을 구입하는 사람……. 이러한 관습적이고 뿌리깊은 '규범'을 탈출하기 위해선 강력한 '탈학습'이 필요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저자는 여성들이 꾸밈을 통해 '자기대상화'를 체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단순한 꾸밈의 문제를 넘어서 가부장제에 종속되게 되는 그 흐름과 사회 전방위적인 세뇌를 고발한다. '탈코르셋'에 대한 정의와 논의를 이 책에서는 꽤 폭넓게 다루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여아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고삐에 매여 끌려가다시피 해요.

미용 산업 쪽으로요. - P3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이 그림을 만날 때 - 개정판
안경숙 지음 / 휴앤스토리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시절에도 미술 시간에 미술사를 배우면 참 즐겁게 배웠던 기억이 난다. 여러 화가들의 그림과 이야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아마 나는 꽤 미술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나보다. 생각해보면 어릴 적부터 경험을 중요시하셨던 어머니 손에 이끌려서 멋모르고 미술관을 참 많이 다녔었다. 지금은 그때의 경험들이 내 삶의 재산이 된 것 같아 감사한 마음 뿐이다. 그 기억 덕분인지 성인이 되어서도 미술관에 가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신기한 것이, 어떤 전시를 가든 마음을 오래도록 붙잡아놓는 한 점이 반드시 있다. 이 책은 마치 그 한 점들을 한데 모아서 바라보는 것 같았다. 예술 속에서 삶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예술은 삶을 버틸 수 있게 해주고 또 윤택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삶이 그림을 만날 때> 라는 제목부터 마음에 든다. 내가 줄곧 생각해오던 그림과 삶의 상관관계를 저자는 이 책에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 그림에서 위로를 받고 감동을 받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게 될까?

저자는 그림과 화가와 화풍, 사조에 대해 절대 어렵게 설명하는 법이 없다. 그림들도 그렇다. 누구나 아는 유명한 화가가 그린 낯선 작품이 나오기도 하고, 그림은 유명한데 화가의 이름은 생소한 작품도 있다. 이런 색다른 시선을 갖추면서도 편안한 설명이 덧붙여지니 책을 완독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예술이 어떻게 이어져있는지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그림과 음악이 다른 표현법을 통해 예술성을 획득하면서도 서로 밀접하게 이어져 교류하고 있다는 것을 저자가 공들여서 설명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림을 다루는 책에서 음악 이야기라니? 하지만 뜬금없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결국 삶을 채우는 예술이라는 점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삶이 그림을 만날 때>를 읽으면서, 마치 귀에 쏙쏙 박히는 해설을 해주는 큐레이터와 미술관을 걷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지치고 삭막한 일상 속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리라.

"사소하지만 작은 것들을 천천히 돌아보고 자연과 마주하자고, 이 순간의 기쁨을 누릴 줄 아는 사람만이 결국 행복도 품에 안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20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