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림을 만날 때 - 개정판
안경숙 지음 / 휴앤스토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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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도 미술 시간에 미술사를 배우면 참 즐겁게 배웠던 기억이 난다. 여러 화가들의 그림과 이야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아마 나는 꽤 미술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나보다. 생각해보면 어릴 적부터 경험을 중요시하셨던 어머니 손에 이끌려서 멋모르고 미술관을 참 많이 다녔었다. 지금은 그때의 경험들이 내 삶의 재산이 된 것 같아 감사한 마음 뿐이다. 그 기억 덕분인지 성인이 되어서도 미술관에 가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신기한 것이, 어떤 전시를 가든 마음을 오래도록 붙잡아놓는 한 점이 반드시 있다. 이 책은 마치 그 한 점들을 한데 모아서 바라보는 것 같았다. 예술 속에서 삶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예술은 삶을 버틸 수 있게 해주고 또 윤택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삶이 그림을 만날 때> 라는 제목부터 마음에 든다. 내가 줄곧 생각해오던 그림과 삶의 상관관계를 저자는 이 책에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 그림에서 위로를 받고 감동을 받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게 될까?

저자는 그림과 화가와 화풍, 사조에 대해 절대 어렵게 설명하는 법이 없다. 그림들도 그렇다. 누구나 아는 유명한 화가가 그린 낯선 작품이 나오기도 하고, 그림은 유명한데 화가의 이름은 생소한 작품도 있다. 이런 색다른 시선을 갖추면서도 편안한 설명이 덧붙여지니 책을 완독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예술이 어떻게 이어져있는지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그림과 음악이 다른 표현법을 통해 예술성을 획득하면서도 서로 밀접하게 이어져 교류하고 있다는 것을 저자가 공들여서 설명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림을 다루는 책에서 음악 이야기라니? 하지만 뜬금없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결국 삶을 채우는 예술이라는 점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삶이 그림을 만날 때>를 읽으면서, 마치 귀에 쏙쏙 박히는 해설을 해주는 큐레이터와 미술관을 걷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지치고 삭막한 일상 속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리라.

"사소하지만 작은 것들을 천천히 돌아보고 자연과 마주하자고, 이 순간의 기쁨을 누릴 줄 아는 사람만이 결국 행복도 품에 안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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