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기원
이정인 지음 / 지식여행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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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필로소피아 라는 단어를 번역하기 위해서 '밝다', '슬기롭다'라는 뜻의 철(哲)이라는 한자에 '배울 학(學)'자를 결합해서 만든 단어가 철학이다. 

 

네덜란드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니시 아마네(1829~1897)가 서양의 인문과학과 관련된 여러 개념들을 일본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철학뿐 아니라 과학, 이성, 예술, 기술 같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많은 단어들을 고안해냈다고 한다. 

 

 

자연과학뿐 아니라 인간 본성과 사회까지 포함하는 당시에 중국 송나라 때 자리 잡은 신유학과 닮은 점이 많았음에도 니시 아마네는 굳이 이학(理學) 대신 철학이라는 단어로 옮기게 되었던 것일까? 그가 당시에 하나의 단어로 옮기기 위해 고심했을 시간들을 상상해 본다. 

그동안 아무런 의심 없이 예전부터 불려오는 철학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페이지였다. 

 

 

우리의 전통 사상에 대해서도 동양철학, 중국철학, 한국 철학이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을까.

철학이 포함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지고, 철학의 그 기원에 대해서 궁금한 이유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렇다면 철학이라는 단어를 탄생하게 한 필로소피아는 어디에서 기원하는가? 

 

 

필로소피아(philosophia)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사랑하다'라는 뜻의 '필리아(phila)'와 '앎 또는 지혜'라는 뜻의 '소피아(sophia)'의 합성어이다. 앎 또는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 곧 필로소피아, 철학인 셈이다. 

 

"무지를 아는 것이  곧 앎의 시작이다."

_소크라테스

"너 자신을 알라" 

_소크라테스

 

 

 

나 자신을 아는 것은 어쩌면 철학의 가장 근원의 질문인지도 모른다. 나를 아는데서부터 출발하여 나와 다른 타인에 대해 알아가고, 세상을 알아가면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우리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 새로운 발견과 변화에 따라 철학의 물줄기도 바뀌어가고 성장해 왔다. 지금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거의 그들의 질문의 여정은 때론 안타깝기도 하고, 찬란하기도 하다. 내가 추구하는 앎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고 있다면 우리는 앎을 멈추게 될까?

 

앎에 대한 욕구, 배움과 성장에 대한 욕구가 우리를 철학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것 같다. 

수많은 인류의 선배들의 여정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읽고 마주하는데 경건해지기까지 하다. 
철학의 기원을 따라가는 여정은 처음 책장을 열 때부터 알쏭달쏭 한 마음이었다. 

필로소피아 혹은 철학의 기원이 무엇인지부터 저자의 생각을 따라 철학이 어디에서부터 출발했으며 철학이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서양에서 출발한 필로소피아 개념은 우리의 동양 사상과 어떤 점에서 비슷하고, 또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서양에서도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유의 여정들이 왜 그토록 다를 수밖에 없고,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들이 선택하고 취했던 이념들의 목적과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며 작가가 이끄는 철학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청동기시대에서 철의 시대로, 도시국가에서 하나의 나라로 통치되는 시기에 통치를 위한 하나의 이념으로도 이어져갔다. 

신의 나라에서 인간 중심의 세계관으로 변해가는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근대로 나아오는 동안 지금은 당연한 진리가 당시에는 진리가 아니었을 시절에 그들은 자신만의 체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방법들을 고안해 내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으로서 살아가면서 신과 자연 사이에 인류가 창조해 낸 끝나지 않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우리들에게는 철학이 무엇일까. 

보이지 않아 막연한 우리의 사고를 이어주는 고리는 무엇일까?

과거의 철학일 수도 있고, 

우리 자신이 새롭게 창조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의 삶의 철학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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