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괴물사 - 첫 번째 괴물유산 답사기
코몬 상상화샘 지음 / 세모네모동그라미 / 2022년 10월
평점 :
일시품절


제1부에서 시작되는 '괴물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독자를 맞이한다. 전 세계적으로 신화, 설화, 민담 등 사람들과 함께 괴물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내려온다. 서양의 괴물과는 동양의 괴물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저자는 이 괴물을 우리 문화재와 만나게 함으로써, 다시금 그들을 깨어나게 했다.

저자는 문사철을 오랜 기간 탐독했으나 주전공이 시각디자인과 미술교육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괴물에 대한 아주 섬세한 관심의 흔적들을 따라가다 보면 얼마나 오랜 시간 암흑 속에 숨겨진 괴물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는지 알 것 같았다.





우리 역사 속 괴물들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불을 만나기 전의 인류에게는 어둠은 알 수 없는 공포의 세계였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이 얼마나 두려움을 가져다주는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알 수 있다. 온통 전기에 의존해 살아가는 요즘의 우리들에게 간혹 발생되는 정전이 가져오는 불편함을 넘어서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공포에서 시작되는 상상력은 바로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면서 괴물이라 불렸을 것이다.

결국은 인간의 불안과 공포가 낳은 결과물인 셈이다.



자연, 역병, 어둠, 현실, 야생동물, 시험, 안전사고, 전쟁, 죽음이라는 괴물 앞에서 우리 인간은 이겨내려고 수많은 노력들을 해 오며 살아왔다. 상상력으로 탄생한 괴물을 통해 그들에게 의지하기도 하고, 때론 친구가 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 책을 통해 만났던 우리나라 전통의 괴물들은 뭔가 길을 걷다 마주쳐도 왠지 친근한 느낌을 주는 이웃과도 같은 존재로 그려진다.

괴물이 늘 완벽하지도 않고 귀엽기도 하고 어딘가 모자라 보이기도 하다. 바로 이웃나라인 일본만 해도 괴물이 주는 이미지는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저자는 오랜 시간 답사를 거치며 우리 문화재에 담겨 있는 괴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과정을 기록한 기행문의 형식으로 독자에게 그동안의 방대한 괴물사에 대한 자료를 실제 문화재의 사진과 일러스트를 조화롭게 구성하여 선사한다.

책을 읽는 내내 이처럼 방대한 자료들을 일일이 모아가면서 지속적인 연구를 거듭하면서 지금 내가 읽고 있는 귀한 책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미술사 책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안에 괴물사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




실제 문화재의 사진 옆에 일러스트로 나란히 볼 수 있으니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 시간이 되었다. 전통 도깨비의 모습이 이렇구나, 일본 오니를 우리 도깨비의 형상으로 잘못 알았음을 알게 된 것도 30대가 넘어서 그림책을 공부할 때였으니,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우리나라 전통 도깨비, 전통 괴물의 형상들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괴물 유산 답사기에 이어 두 번째 괴물 유산 답사기가 너무나 기대된다.

<한국 전통 괴물사>는 나의 어린 시절 상상 속에 만났던 괴물들과 다시 만나게 해 주는 시간이었다.

저자인 코몬 상상화샘의 다음 이야기가 너무나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