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쩌면 수레바퀴 위에 서서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질지를 늘 고민해왔는지도 모른다. 어느 방향이 옳은 길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작가의 말에 어느 한 쪽만을 주장하기 어려운 마음이 드는 것은 우리에게 답을 요구하는 일이 한 방향만을 향하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 시간을 두고 숙고하더라도 우리에게 천국의 열쇠가 주어질 거라는 확신은 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레바퀴 이전의 세계와 수레바퀴 이후의 세계로 설명하고 있는 세상에 대한 작가의 관점이 그대로 여실히 드러나는 문장들을 읽으면서 지금의 우리도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어떠한 기준으로 나뉘게 될까라는 상상을 해 보게 되었다.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이 존재하는가에 대해 우리는 지금도 수많은 질문들과 함께 하고 있으며 누군가는 싸우고, 누군가는 체념하며, 누군가는 지지한다. 우리가 믿고 나아가는 방향이 수레바퀴 안에 있는 모습일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진 채 작가의 말에 때로는 놀라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여질 때가 있다. 신선한 관점으로 작가의 대화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읽는 내내 들었던 단요 작가의 소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 가깝게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청색 영역을 향하고 있는가, 아니면 적색 영역에 들어가고 있는가를 상상해 보며 지금의 우리들에게 산적해 있는 다양한 현실에서의 문제들을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