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MBTI를 처음 진지하게 접하게 된 것은
지금의 고등학생 아들이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였다.
워킹맘으로 살아왔던 내가
하루아침에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의 육아를 위해 전업맘이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할머니 손에 자라온
아들을 갑자기 집에 데려와
함께 살기 시작한 것도
낯선 풍경이었지만,
주 양육자가 아닌 내가
주 양육자가 된 낯선 풍경에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자
아이를 위한 생활교육, 인성교육,
학습 교육 등 엄마의 손이 가지 않는 게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의 입장에서도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엄마와 살게 된 것은 너무나 좋아했지만,
함께 살면서 아이를 가정에서
지도하는 일은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던 중, 학습지를 가르치던 어느 날
아이가 나에게 보여주는 반응에
나는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왜 자꾸만 아이의 반응이 내게
거슬리게 느껴지는 걸까?
나는 나의 반응에 대해서
놀라면서도, 왜 이런 반응을
스스로 보이는지에 대해서
이해하고 싶었다.
나의 문제인가,
아이의 문제인가.
그러던 중 학부모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학부모 교육의 제목이
나의 관심을 끌었다.
"내 자녀 성향에 따른
부모의 리더십"이라는 제목이었다.
여러 회차에 걸쳐서 자녀의 성향과
나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를 토대로
아이와의 관계 형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MBTI의 4가지 선호 지표를 가지고
16가지의 형태로 나누어진다.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이 인간 이해의 도구에 대한
기반이 되면서 융의 이론이 캐서린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사벨 마이어스의 연구로 이어지게 된 것이
지금의 MBTI가 세상에 출현하게 되었다.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4가지 차원은
에너지가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외향형 E와 내향형 I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감각형 S와 직관형 N
의사결정을 무엇으로 하는지에 따라
사고형 T와 감정형 F
외부 세계에 대처하는 생활양식에 따라
판단형 J와 인식형 P로 나뉜다.
우리는 똑같은 한글을 사용하고,
한국어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저마다 자신만의 경험과 사고에 입각하여
똑같은 단어도 다르게 인식한다.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같은 의미로
해석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떤 기준으로 인식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우리는 저마다의 기준이 다르므로,
서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이런 기준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데 조심할 점은
어떤 형으로 나왔다고 해도
주어진 환경과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양쪽의 특성을
모두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기간에는
외향형이던 사람이
어느 기간에는
내향형에 가까운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 역시 중학교 때는
외향형의 극을 달렸지만,
고등학교 시절에는
내향형의 성향을 더 띠었다.
어떤 경험을 하느냐,
어떤 사람들을 만나느냐에 따라서도
우리는 조금씩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
하나의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것을
경계한다면 어느 정도 기질을
참고하는 정도에서
결과를 활용하는 게 좋다고 본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단순히
MBTI에 대해서만
독자에게 전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성격유형을 파악하고
타인을 알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는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
나의 장점만이 아닌 단점도
함께 수용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자기완성, 나다움의 완성을
이뤄갈 수 있다고 보았다.
모든 성격유형은 그 존재 자체로
아름답고 독특하며 훌륭하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나를 더 알아가는 데 활용한다면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아질 것이라 믿는다.